미국의 샘 라이더가 2만여 명의 갤러리가 모인 ‘콜로세움’에서 홀인원을 터뜨렸다. 라이더의 티샷이 홀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순간 흥분한 갤러리들의 함성과 함께 맥주샤워가 이어졌고 그린 주변에는 맥주 캔과 음료수병이 수없이 날아들었다.
라이더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7,261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총상금 820만달러) 3라운드 16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로마 시대 검투사들이 결투를 벌이던 콜로세움을 연상케 하는 관람석 때문에 ‘콜로세움’으로 불리는 16번홀에는 이날 2만여명의 갤러리가 운집해 있었다. 124야드 거리에서 라이더가 친 티 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그대로 홀에 들어가자 3층 규모의 ‘콜로세움’을 꽉 채운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와 함께 마시던 맥주캔과 음료수병을 코스에 던졌다.
2015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이후 7년 만에 나온 홀인원이었기에 관중의 흥분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금세 코스 곳곳이 맥주캔과 음료수병으로 뒤덮이면서 대회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이를 치우기 위해 경기가 15분 정도 중단됐다.
정숙을 요구하는 다른 대회와 달리 골프 해방구로 불리는 피닉스 오픈에서는 음주·가무와 고성방가 응원이 허용되기 때문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PGA 투어 개인 첫 홀인원을 기록한 라이더도 캐디와 손을 치켜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피닉스 오픈은 하루 최대 20만 명 안팎의 관중이 들어차며 PGA투어에서 가장 관중 친화적 대회로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대회에서는 하루 관중을 5,000 명밖에 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시 관중석을 전면 개방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25년 전인 1997년 대회에 출전했던 타이거 우즈가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을 때도 관중들은 맥주캔과 음료수병을 던지며 환호했었다.
라이더는 16번 홀 홀인원에도 불구하고 11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날 공동 13위에서 공동 29로 16계단 하락했다. 라이더는 경기를 마친 뒤 “마치 세계 1위에 오른 기분이었다”고 홀인원을 기록한 소감을 밝히며 즐거워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