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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숨은 실세' 장남 결혼식에 유력 정치인 하객 줄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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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숨은 실세' 장남 결혼식에 유력 정치인 하객 줄 이어

입력
2022.02.14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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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캠프 조직지원본부장 이영수씨 행사
국민의힘 의원 10명 등 정치권 대거 발걸음

이영수 전 KMDC 회장

이영수 전 KMDC 회장

"누구 결혼식인데 이렇게 사람이 많아요?"

1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의 호텔 예식장 5층. 결혼식 시작을 1시간 30분 앞둔 시간이지만, 로비는 이미 하객이 들어차 옴짝달싹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예식장 입구까지 통로 양편엔 유력 인사 이름이 적힌 화환과 축기가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이를 비집고 유력 정치인들은 계속 등장했고 그때마다 좌중은 술렁였다.

이영수 뉴한국의힘 회장(전 KMDC 회장)의 장남 결혼식이었다. 이 회장은 대중에게 낯설 뿐 보수 정치권에선 '숨은 실세'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다. 한나라당 청년위원장 출신으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외곽 조직인 국민성공실천연합(뉴한국의힘 전신) 대표를 지냈고, 지난해 9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의 조직지원총괄본부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다음 달 대선을 앞두고 보수 정치권 단합대회를 방불케 한 이날 행사 현장에서 본보가 참석을 확인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만 10명이었다. 4선 권영세·홍문표·윤상현, 3선 윤영석·박덕흠, 재선 송석준·이철규, 초선 홍석준·유상범 의원 등이다. 김병준 전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과 이 회장과 동서지간인 안대희 전 대법관도 왔다. 하객들은 신랑 신부가 아니라 이 회장과 인사하고 사진을 찍으려 긴 줄을 섰다. 호텔 1층 카페에선 '대장동 특검 촉구 서명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명함을 돌렸고 "대통령은 윤석열" 같은 대화가 들리기도 했다.

100개도 넘는 화환·축기도 눈길을 끌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주호영·이헌승·박성중 의원, 김창룡 경찰청장 등이 보낸 것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각을 세운 조광한 남양주시장의 축기도 있었다. 보통의 결혼식장이라면 돋보이는 자리에 놓였을 이들의 축하품은 겹겹이 포개진 채 진열돼 관계자들이 하나씩 들춰가며 도착 사실을 확인해야 했다.

다만 정치인 하객들은 참석 이유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 중진 의원은 "그냥 찾았다"고 했고, 한 재선 의원은 "나는 '핵심 관계자'도 아니다"라며 기사에 이름을 언급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호텔 측과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 장남 결혼식은 5층(예식장)과 6층(영상 시청)을 빌려 진행됐는데, 총 하객 수가 예식장 수용 가능 인원(5층 240명·6층 160명)을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방역지침상 결혼식 참석 허용 인원(299명)을 초과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호텔 관계자는 "하객의 90% 이상은 신랑 측 하객"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 이 회장의 모친상도 정치인들로 붐볐다. 홍준표·주호영 의원, 김무성·나경원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은 물론이고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도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았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조문 직후 한국일보에 "(이 회장은) 대중과 공중전을 하는 젊은 정치인들과 달리 조직을 구성하는 데 탁월하신 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원다라 기자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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