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주 배정 수두룩했던 LG엔솔 공모주 청약
증거금 729억 낸 투자자 6명, 3,644주 배정
부익부 빈익빈 뚜렷 "제도 개편해야"
역대 가장 뜨거웠던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공모주 청약을 노린 개미(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극명했다. 공모주를 한 주도 받지 못한 '빈손'이 수두룩했던 반면, 3,000주 넘게 확보해 상장 첫날 주식 가치가 7억 원 넘게 뛴 '큰손'도 있었다. 금융당국이 기관투자자의 '뻥튀기 공모주 청약' 방지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개인투자자 청약 제도 역시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LG엔솔 공모주 청약 당시 상장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에선 6명의 투자자가 청약 한도인 48만6,000주를 신청했다. 1인당 증거금은 729억 원에 달했고 실제 받은 공모주는 3,644주였다.
LG엔솔 일반 청약은 전체 공모주의 25%인 1,062만5,000주를 증거금을 낸 만큼 받는 비례배정, 최소 증거금을 납부한 투자자에 동일하게 나눠주는 균등배정에 절반씩 할당했다. 일반 청약 물량을 487만 주로 가장 많이 확보한 KB증권은 청약 한도를 '증권 인수 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전체의 10%로 책정했다.
KB증권은 비례배정으로 청약 한도까지 신청할 수 있는 투자자를 '프리미어 등급 멤버'로 제한을 뒀다. 우대 요건을 갖추지 못한 KB증권 고객은 한도의 3분의 1인 16만2.000주까지만 청약이 가능했다.
증권가도 LG엔솔 공모주 청약 증거금을 이례적인 수준으로 봤다. 지난해 대형 공모주였던 카카오뱅크 등만 해도 일반 청약 투자자가 낸 최대 증거금은 100억 원대였다.
LG엔솔 공모가 30만 원을 감안하면 투자자 6명은 고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엔솔 상장 첫날 종가 50만5,000원에 주식을 전부 팔았다면 차익만 7억4,700만 원이다. 높은 경쟁률 때문에 균등배정 청약자 중 0주 배정도 적지 않았던 모습과 대비된다.
투자자 자금에 따라 수익도 차이 나는 건 자연스러운 시장 원리지만 LG엔솔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나타난 개미 간 격차는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균등배정, 비례배정 물량을 모두 더해 산정하는 일반 청약 한도를 비례배정 몫만 따로 떼어 계산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부자일수록 많이 버는 공모주 일반 청약은 공정과는 거리가 멀다"며 “공모주 청약 제도 개편 대상은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일반 청약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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