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졸업 정재은씨, 4년간 1,000시간 봉사
'한남봉사상' 수상... "졸업 후에도 봉사 이어갈 것"
취업난에 대학생들이 입학 때부터 ‘스펙’ 쌓기에 바쁜 시간을 보내는 요즘, 한 대학생이 4년 동안 1,000시간의 봉사활동을 펼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11일 한남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를 졸업한 정재은(25)씨. 재학기간 학교 측이 공식 집계한 그의 자원봉사활동 시간은 982시간이다. 개인적으로 틈날 때마다 한 것까지 더하면 그의 실제 봉사활동 시간은 1,000시간이 훌쩍 넘는다. 4년간(208주) 매주 5시간 가까이 봉사활동을 한 셈이다. 정씨는 이 같은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졸업식에서 ‘한남봉사상’ 수상자로 총장상을 받았다.
정씨가 웬만한 전공과목 수업 시수의 몇 배 많은 시간을 봉사활동에 쓴 이유는 여느 봉사활동가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내가 더 힘이 났다”고 말했다. 한번 시작한 봉사를 멈추기가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몸에 밴 그의 봉사활동의 계기는 열 살 남짓하던 시절 그의 어머니를 따라간 복지시설에서의 작은 경험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는데, 엄마랑 함께 지적장애인 시설을 찾아가 동요를 불러주고 식사를 도와줬어요. 별것 아닌 일인데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봉사에 매력을 느꼈죠.” 이후 학교 공부가 바쁠 때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갔고, 현재 지역아동센터를 비롯해 한국메이크어위시 소원별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아대책, (사)나라사랑 청소년포럼 등 다양한 단체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 대전충남본부장을 맡아 교육기부도 병행하고 있다.
숱한 봉사활동 중에서도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이루어 준 경험이 무엇보다 특별하다. 그는 “골육종을 앓던 15세 남학생이 어떤 유명 게임 유튜버를 한번 만나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메이크어위시 재단과 함께 이리저리 뛰어서 작년 10월에 만나게 해줬어요.” 그 학생은 자신의 소원을 이룬 후 얼마 되지 않아 하늘나라로 떠났다. 정씨는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유튜버를 직접 만나고, 함께 게임을 하며 행복해하던 그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며 "그 봉사활동은 너무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 나에게도 행복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학교를 벗어나 본격적인 사회 생활이 시작되면 아무래도 봉사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터. 정씨는 “봉사활동 여건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도 "봉사하는 삶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를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과 달리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자 행복”으로 여기는 정씨이기에 가능한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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