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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댄서 가비, 눈물 고백 "어머니가 자존감 올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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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댄서 가비, 눈물 고백 "어머니가 자존감 올려줬다"

입력
2022.02.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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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가 고민을 토로했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가비가 고민을 토로했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큰 사랑을 받은 댄서 가비가 성인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를 진단 받았다. 긍정의 에너지로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그는 어머니가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줬다고 고백했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이하 '금쪽 상담소')에서는 가비가 출연했다. 이날 가비는 성인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가 의심된다며 "어렸을 때는 성격이겠거니 했는데, 방송활동을 하며 더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작년에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촬영하면서 팀원들과 안무를 짜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안무를 짤 때 동작을 머릿속에 그려야 하는데 자꾸만 흐릿해져 집중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을 하면 누가 내 머릿속을 지우는 것 같다. 사람들을 모아 놓고 연습할 때 계속 버벅거리는 게 너무 창피하고 싫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힘들었다. 일찍 자도 아침에 일어나는 건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한 "약속 시간도 잘 못 지키는 편이고, 돌발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정시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에 출발한다. 이미 나왔는데 뭔가를 깜빡해서 돌아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가비는 "저축은 잘 하는데 관리는 잘 못한다. 계획적인 지출을 한 적이 없다. 즉흥적인 소비를 많이 한다"며 "이름도 즉흥적으로 개명을 했다. 본명은 신지원이었다. 어느 날 이름이 너무 평범한 것 같아 가비로 바꿨다. 지금 생각나고 하고 싶으면 바로 해야 한다. 그래서 엄마랑 트러블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성인 ADHD 증상은

'성인 ADHD' 간단 체크리스트가 공개됐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성인 ADHD' 간단 체크리스트가 공개됐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성인 ADHD' 간단 체크리스트도 공개됐다. 대부분 가비가 이야기한 부분과 일치했다. 오은영 박사는 가비가 ADHD 증상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나래는 "눈에 띄는 남다른 행동일 줄 알았는데 다들 겪는 일들이다"라며 놀라워했다.

오은영 박사는 "가비씨가 성인이 되셨지만 주의력의 문제를 아직 갖고 계신 건 맞다. 쉽게 얘기해 보자면 어린 시절부터 지속됐느냐가 중요하다. 대부분 어린 시절 시작된다"며 "가비 어머니를 내가 어린 시절 만났더라면 '아이가 엄마를 일부러 화나려 하는 게 아니라 아직 덜 자라서 미숙한 거다. 성장 중에 있는 거다'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이에 비해서 부주의하고 산만하고 조절이 안될 때 일상 속에서 눈에 띄니까 양육자와 갈등이 많을 수 있다. 매일 반복되니까 (양육자는) 나를 일부러 화나게 하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ADHD에 대해 잘못 아는 편견 중 하나가 지능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거다. 절대 아니다. 지능과 다른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비가 ADHD 증상이 있다고 짚으면서도 "어릴 때 집중 떨어지고 산만한 면도 있었던 건 분명하다. 그러나 본인의 어려움이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다. 부정하거나 고집부리지 않고 잘 인정한다. 긍정적인 에너지다"라고 칭찬했다.

가비 어머니의 눈물

가비는 "예전에 춤추다가 모자가 날아가면 어떡하나 걱정하니까 어머니가 '신경 쓰지 마. (모자가 벗겨지면) 발로 확 차'라고 하셨는데 이 말이 든든했다. '네가 추고 싶은 춤 시원하게 춰버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해주셨다. 엄마가 자존감을 올려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너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하라고 서포트해 줬다. 지금도 엄마가 너무 좋아하니까 좋은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해서 얘기한다. 어머니가 교회에 안 다니는데 '할렐루야'라고 한다. '너무 고마워. 엄마는 너 때문에 산다'라고 하신다"며 어머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스튜디오에는 가비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출연진과 전화 통화를 이어간 어머니는 "우리 가비는 어렸을 때부터 착했다. 속 한 번 썩이지 않았다. 가비 어렸을 때 (집 형편이) 어려웠다. 그때 잘 돌보지 못한 게 미안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훌륭하게 커줘서 너무 감사하다. 다독거리고 이야기도 많이 나눠야 했는데 바쁘다 보니까 '알았어' 하고 중간에 말 끊은 게 지금도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가비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엄마가 평소엔 절대 안 운다. 목소리 떨리는 거 처음 들어본다"며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금쪽 상담소'는 다양한 고민을 함께 풀어가는 오은영 박사의 전국민 멘탈 케어 프로그램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방송된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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