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에 '강력 제재' 경고 담은 인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임 주한 미국 대사에 필립 골드버그(65) 주콜롬비아 대사를 공식 지명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밝혔다. 주한 미국 대사 자리는 지난해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물러난 이후 1년 넘게 공석이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인 2009∼2010년 미 국무부 유엔 대북 제재 이행 조정관을 지내며 대북 제제 관련 국제 협력을 조율한 이력이 있다.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1874호를 근거로 중국을 몰아세워 북한으로 밀반입되면 전략물자를 차단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미국은 제재 과정을 통해 다자간 비핵화 대화에 북한이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제재 신봉자’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새해 들어 잇달아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골드버그 대사 지명은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 경우 더욱 강력한 제재로 응수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국무부가 베테랑 외교관에게 부여하는 최고위 직급인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 직함을 갖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부터 주콜롬비아 대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칠레와 쿠바에서 대사 대행을 지냈고, 주필리핀 대사를 맡기도 했다. 2010∼2013년에는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2006∼2008년 볼리비아 대사로 일하던 당시에는 좌파 성향 에보 모랄레스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다 볼리비아 정부 전복 음모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기피인물로 지명돼 추방 명령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골드버그 지명자가 부임하려면 상원에서 인준 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 인준 완료까지는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청문회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아, 골드버그 지명자는 한국 새 정부와 호흡을 맞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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