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승 회장 승소 판결한 원심 확정
"승 회장, 인도네시아 거주자로 봐야"
동남아 한상 대부… 印尼(인니) 대기업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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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은호 코린도 그룹 회장. 한국일보
승은호 코린도그룹 회장이 국세청과의 1,000억 원대 세금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승 회장이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과세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승 회장은 국내 최대 목재기업이었던 동화기업 창업주 고(故) 승상배 회장의 장남으로, 1976년 인도네시아로 진출해 코린도 그룹을 설립했다.
세무당국은 2014년 승 회장이 '한국 거주자'에 해당한다며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1,000억 원대 세금을 부과했다. 승 회장은 자신이 소득세법상 '비거주자'에 해당한다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종합소득세 등 부과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핵심 쟁점은 국내 거주자 판단 요소인 '중대한 이해관계자의 중심지'를 어디로 볼 것인지로 모아졌다.
2018년 1심 재판부는 승 회장을 한국 거주자로 판단하고 승 회장에게 부과한 세금 1,000억 원 중 73억 원만 취소해,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항소심 재판부는 승 회장을 인도네시아 거주자로 보고 "과세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국내 거주자 판정 요건은 183일 이상 국내 체류인데, 승 회장은 연평균 128일가량 한국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세 조약상 승 회장은 한국과 인도네시아에 모두 거주지를 두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에 일상적 거소를 두고 있던 인도네시아 거주자에 해당한다"며 "이번 사건 과세 기간에 국내 거주자로서 소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코린도 그룹은 목재에서 시작해 컨테이너 제조, 부동산개발, 화학, 배터리 부품, 팜오일, 금융 등 계열사 30여 곳을 둔 연매출 1조 원대 인도네시아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동남아시아의 한상(韓商) 대부로 불리는 승 회장은 제5회 한상대회장을 연임하고, 아시아한인총연합회에서 15년 동안 수장을 맡았다. 코린도(Korindo)는 한국(Korea)과 인도네시아(Indonesia)에서 따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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