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복 입어 소방관인 줄 몰랐다" 주장 인정
폭력죄 처벌 가능하지만 합의해서 공소 기각
정연국 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술에 취해 소방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연국(61)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재판에서 처벌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신세아 판사는 11일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대변인에 대한 검찰의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소방관으로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소방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복을 입고 있어, 피해자가 소방관임을 알 수 없었다는 정 전 대변인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소방기본법 위반이 아닌 폭행 혐의로 처벌될 수도 있었지만, 정 전 대변인이 피해 소방관과 합의한 점이 고려돼 공소 기각으로 결론났다.
정 전 대변인은 지난해 2월 술에 취해 서울 서초구 한 길가에 앉아 있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의 뺨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정 전 대변인은 당시 빙판길에 넘어져 코가 부러졌고, 경찰과 소방관이 자신을 병원에 이송하려 하자 손찌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MBC 기자 출신인 정 전 대변인은 시사프로그램 '100분 토론' 진행자 시절인 2015년 10월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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