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월 물가상승률 7.5%... 40년 만의 최고
기준금리 3월 0.5%p 인상 확률 95%로 급등
美 10년물 국채금리 2% 돌파... 증시 줄약세
이미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강력한 긴축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미국의 물가 쇼크 때문이다.
연준 내부에선 올 상반기에만 금리를 1%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시장에서도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샷'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고강도 긴축 예고에 글로벌 증시는 줄줄이 하락했다.
40년 만의 최고 물가에... 연준 인사 "상반기 금리 1%p 올려야"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보다 7.5%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2년 2월(7.6%) 이후 40년 만에 기록한 가장 높은 상승률이자, 앞서 시장의 전망치(7.2~7.3%)까지 웃돈 결과다.
연준 인사들은 미국 경제를 압박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 강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아예 "올 상반기 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인 만큼, 연준은 더 민첩해져야 한다"며 "오는 7월 1일까지 금리를 1%포인트 올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의 말대로 연준이 상반기 안에 금리를 1%포인트 올리려면, 추후 세 차례(3월, 5월, 6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적어도 한 번은 0.5%포인트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
시장은 이미 3월 0.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이날 95%까지 치솟았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12월까지 일곱 차례 남은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3월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이란 투자자의 베팅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향후 연준 내부에서 그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美 10년물 국채금리 2% 돌파... 글로벌 증시 약세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거란 예상에 금융시장의 경계감도 재차 커졌다. 이날 CPI 발표 이후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린 연 2%를 돌파했다. 금리 상승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포진한 나스닥(-2.1%)을 중심으로 이날 뉴욕 3대지수도 줄줄이 1~2%대 하락 마감했다.
11일 코스피도 뉴욕증시 약세에 0.87% 하락한 2,747.71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2.04% 빠지며 낙폭이 더 컸다.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2원 오른 1,198.5원에 마감했다.
일본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중국 상해종합 및 홍콩 항셍지수가 1% 미만 하락하는 등 중화권 증시도 약세였다.
이날 한국은행은 국제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지역 연준 총재의 매파적 발언까지 가세하면서 미 국채금리의 추가적인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며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변동할 경우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 등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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