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토부, 슈퍼볼 13일 당일 LA 시위 정보 입수
시위대 3월 1일 워싱턴으로… 바이든 국정연설일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와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계획되고 있다. 캐나다 주요 대도시와 국경 운송로를 점거한 캐나다 트럭 운전사들에게 영향을 받은 동조 시위는 이미 프랑스, 뉴질랜드, 벨기에 등 여러 나라로 확산한 상태다. 미국 시위대는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와 워싱턴에서 예정된 국가적 행사에 맞춰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연방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토안보부는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슈퍼볼)이 열리는 13일 LA에서 대규모 트럭 시위가 조직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 사실을 전국 법 집행 기관에 공지했다. 슈퍼볼은 “대통령 취임식도 일정이 겹치면 연기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다. 국토안보부는 슈퍼볼 경기장인 소파이스타디움 인근 사건지휘소에 직원을 증원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트럭 시위대는 서부 LA 집회를 마친 뒤 국토를 가로질러 동부에 위치한 수도 워싱턴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도착 목표 날짜는 3월 1일로, 이날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이 예정돼 있다. 국토안보부는 “트럭 시위가 슈퍼볼과 바이든 대통령 국정연설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시위대는 워싱턴 이동 과정에서 더 많은 참가자를 끌어모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트럭 운전사들이 워싱턴 시위에 합류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국토안보부는 “현재까지 폭력사태 징후는 없지만, 트럭 수백 대가 대도시에 모여 도로를 차단한다면 교통과 연방정부 기능, 상업시설 영업, 응급서비스 등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트럭 시위는 이제 국경을 넘어 미국 경제에까지 파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생산 기지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를 잇는 앰배서더 다리가 트럭 시위대에 점거되면서 이 다리를 통과하는 자동차 물품 공급이 끊겼다. 캐나다에서는 도요타, 포드, 스탈렌티스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부품 부족으로 생산을 멈췄고, 미국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가 미시간주 랜싱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 행정부는 캐나다 정부에 사태 해결을 압박하고 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은 캐나다에 연방정부 권한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하라고 촉구했고, 피터 부티지지 교통장관은 공급망 마비 우려를 피력했다.
캐나다 각 지역당국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시위 자금 모금 차단에 나섰고, 윈저시는 경찰에 병력 추가 배치를 요청했다. 오타와 경찰은 시위대에 불법 행위에 따른 형사 처벌을 경고하며 시위 참가자 24명을 체포하고 1,700여 명에게 벌금을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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