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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허용’ 목소리에 한숨 짓는 중고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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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허용’ 목소리에 한숨 짓는 중고차업계

입력
2022.02.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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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KAMA 회장, "완성차업체의 독과점 우려 없어"
신산업 창출 위해 대기업 시장 진입 필요 주장도
중고차 업계 "대규모 실직 우려"

지난달 16일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모습. 뉴스1

지난달 16일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모습. 뉴스1

중고차 시장에 대한 정부의 중소기업 적합 업종 심의가 다음 달로 다가온 가운데 해당업계의 갑론을박은 여전히 뜨겁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명분으로 한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진출 시, 대규모 실직까지 우려된다며 맞선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KAMA) 회장은 10일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영향과 시장 전망’을 주제로 열린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시 2026년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7.5~12.9% 정도로 추산된다”면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완성차업체의 독과점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은 한 기업의 특정 품목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 또는 셋 이하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75%인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정명훈 KAMA 선임연구원은 이날 포럼에서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다양한 신산업도 창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완성차 업체가 시장에 진출할 경우 차량 생애 전주기 운행과 정비 관리 등 각종 데이터 확보가 용이해진다”며 “이 경우 데이터와 할인, 쿠폰 등 다양한 혜택 정보가 다음 소유자에게 연결될 뿐만 아니라 생애 전주기 데이터 축적으로 인하여 금융, 보험, 리스, 렌털, 카셰어링 등 분야에서 신산업이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은 영세 업체들의 난립으로 허위매물이 판치는 등 소비자피해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지난해 발표한 '중고차시장 완성차 업체 진입 관련 소비자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54.4%가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허위·미끼 매물'이라고 답했다. 경기도가 지난 2020년 온라인 중고차 사이트 31곳을 선정해 한 곳당 매물 100대씩 임의 추출한 뒤 자동차등록원부와 대조한 결과 95%가 허위매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최근 중고차 허위매물 근절을 대선 공약으로까지 내세웠다.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국내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에 "이재명입니다. 중고차 허위매물 뿌리 뽑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내 돈 내고 내 차 사는데 사기당할 걱정부터 해야 하는 중고차 시장의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거래 질서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반해 기존 중고차 업계에선 자본력과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이뤄지면 대규모 실직은 불가피하다며 맞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중고차 매매단지를 찾는 고객들이 크게 감소된 상황에서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기아까지 진입하면 생존할 방법이 없다는 진단에서다. 한 중고차 업체 관계자는 “고객들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었다”며 “대기업의 시장 진입은 기존 업체는 물론 탁송과 정비, 판금 등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일자리를 잃게 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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