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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방탄 RM→NCT 마크...수필식 가사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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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방탄 RM→NCT 마크...수필식 가사의 매력

입력
2022.02.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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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인 자전적 가사로 공감을 자아낸 방탄소년단 RM과 NCT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감성적인 자전적 가사로 공감을 자아낸 방탄소년단 RM과 NCT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좀만 느리게 숨쉴래/ 평소엔 내 삶도 내 랩도 너무 빠르니까" (2018, 'forever rain')

K팝 대세 스타들이 수필식 가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개인적인 서정이나 사색, 성찰 등을 문학적 기법으로 담아낸 수필을 꼭 빼닮은 가사의 매력에 리스너들 역시 스며드는 중이다.

그간 가수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감성을 담아낸 가사는 주로 싱어송라이터나 래퍼들의 노래에 담기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여기에는 과거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겐 개인의 음악색보다 그룹의 일원으로서의 색깔과 콘셉트가 우선시 되는 것이 당연했던 분위기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룹 활동 못지 않게 멤버 각각의 음악적 역량과 개성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지금,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소속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이러한 흐름 속 K팝 대세 아티스트들 역시 다양한 기회를 통해 잠시 그룹의 색깔을 내려놓고 자신의 감성과 자전적 스토리를 담은 음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티스트로서, 또는 한 명의 청춘으로서의 고민과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는 글로벌 리스너들에게 공감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수필식 가사와 자신만의 감성으로 그룹 활동은 물론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음악성을 인정받은 가수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단연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낮보다 행복해 보이네/ 다들 자기가 있을 곳을 아는데/ 나만 하릴없이 걷네/ 그래도 여기 섞여있는 게 더 편해/ 밤을 삼킨 뚝섬은 나에게/ 전혀 다른 세상을 건네/ 나는 자유롭고 싶다/ 자유에게서 자유롭고 싶다/ 지금은 행복한데 불행하니까" (2016. Reflection)

"나는 누구인가 평생 물어온 질문 / 아마 평생 정답은 찾지 못할 그 질문 / 나란 놈을 고작 말 몇 개로 답할 수 있었다면 / 신께서 그 수많은 아름다움을 다 만드시진 않았겠지/ (...) 나는 내가 개인지 돼진지 뭔지도 아직 잘 모르겠는데/ 남들이 와서 진주 목걸일 거네/ (...) 누군 달리라고 누군 멈춰서라 해/ 얘는 숲을 보라고 걔는 들꽃을 보라 해" (2019. Persona)

"하루종일 비가 왔음 좋겠어/ 누가 나 대신에 좀 울어줬으면 해서 yeah/ 종일 비가 왔음 좋겠어/ 그럼 사람들이 날 쳐다보질 않아서/ 우산이 슬픈 얼굴 가려주니까/ 빗속에선 사람들도 저마다 바쁘니까/ 좀만 느리게 숨쉴래/ 평소엔 내 삶도 내 랩도 너무 빠르니까" (2018. Forever rain)

방탄소년단의 앨범이나 그의 믹스테이프에 담긴 곡들 속 RM이 직접 써내려간 가사는 참으로 서정적이며 자전적이다. 상당수의 곡들에 그가 당시 느낀 감정과 아티스트 RM, 사람 김남준으로서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덕분에 각 앨범을 순서대로 따라가다 보면 RM의 성장기를 함께 했다는 기분이 들 정도다.

물론 RM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K팝 스타다. 하지만 그가 노래에 풀어낸 고민과 이야기들은 결코 우리와 동떨어져있지 않다. 그는 모든 청춘들이, 나아가 모든 이들이 한 번쯤은 마주했을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툭툭한 감성과 음악적 매력으로 풀어낸다. 이는 곧 세대와 성별, 국경을 초월한 공감을 일으키는 음악의 힘으로 연결된다.

수필식 가사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짜고짜 사랑의 열병이나 이별의 아픔을 호소하는 것 대신 진짜 자신의 이야기로 리스너와 소통하는 것. 어쩌면 모든 가수들이 꿈꾸는 '음악적 교감'과도 꽤나 맞닿아있지 않을까.

최근에는 NCT 마크도 이러한 행렬에 합류했다. 지난 4일 발매한 자작곡 '차일드(Child)'를 통해서다. '차일드'는 자기 자신에 대한 마크의 깊은 고민을 솔직하게 표현한 가사로 공개 이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잔잔하게 던진 그의 목소리가 마치 내 이야기처럼 들린다면, 이미 수필식 가사 감성에 스며든 것이다.

"내가 문제아라면 왜/ 항상 질문을 던지는 건데/ 서두르다가 서툴러지네/ I’m a child/ 너가 바란대론 못 돼/ Have a good night/ 자장가는 필요 없대/ It’s my question many questions/ 사람들이 바라본 난 누구야/ (...) 다른 밤 같은 Nightmare/ 혹시 누군간 공감할까/ 지금만큼은 알아주면 안될까/ No I’m saying what’s on my mind/ I’m trynna spend this day just like"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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