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탓에 그만둔 학업 다시 하고 싶었다"
동명대 일본학과 졸업… "나눔 봉사 계획도"
동명대 일본어과를 수석 졸업한 이주형씨. 올해 전국 최고령 대학 졸업생이다.
88세의 만학도가 4년제 대학에서 학과 수석 졸업과 함께 전국 최고령 학사모를 쓴다. 10일 부산 동명대학교 일본학과를 졸업한 이주형씨가 그 주인공.
이씨는 “격동의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6·25전쟁으로 학교를 그만두면서 생긴 아쉬움과 허전함을 채우기 위한 공부였다”면서 “좋은 결실을 이룬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배움의 과정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겠다는 마음도 한몫했다”며 웃었다.
그는 재학 중 단 한 과목(A0)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아 총평점(만점 4.5)이 4.48점을 기록했다. 1934년 태어난 이씨에게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일본어 실력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됐고, 일본학과를 선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낮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로 출근해 일하고, 밤과 새벽 시간을 이용해 공부하는 주경야독 생활은 고령의 학생에게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6·25 전쟁 때 학도병으로 차출되면서 그만둔 강원도 춘천사범학교 학력을 인정받아 86세에 3학년에 편입, 그후 2년 동안 이어진 생활이다.
이씨는 “배움엔 끝이 없고, 나이와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마음으로 공부했다”면서 “평생 열심히 산다고 살았고, 여생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또 “혹시 여건이 되면 필요한 이들에게 일본 관련 내용을 가르치는 나눔봉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 계획도 세워놓고 있었다.
그의 건강 유지 비결은 젊은 시절부터 매일 1, 2시간씩 빠뜨리지 않고 하고 있는 산책. 캠퍼스 생활을 하는 동안 ‘할아버지’로 불리면서 같이 공부하는 젊은 학생들과의 관계도 좋았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지도교수인 감영희 학부교양대학 학장은 “제가 오히려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삶 전체를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동명대 측은 오는 14일 이씨를 초청해 만학도 특별상을 주기로 했다. 전호환 총장은 “열정과 도전 등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며 끝내 해내는 모범을 삶 전체로 만인에게 보여주셨다"면서 "인생2모작, 3모작의 성공적인 사례이자 평생학습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