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EU 본부 있는 브뤼셀 집결키로
프랑스에선 차량 시위대 파리로 출발
유럽 각국 초비상...벨기에 대책마련 분주
유럽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대규모 차량 시위가 조직되고 있다. 캐나다 주요 도시를 장악하고 물류를 마비시킨 캐나다 화물차 운전사들의 트럭 시위 ‘자유 호송대(Freedom Convoy)’에서 영감을 얻은, 이른바 ‘유럽 자유 호송대’다. 최종 집결지는 유럽연합(EU) 본부가 위치한 ‘유럽의 심장’ 벨기에 브뤼셀로, 이미 일부 차량들은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유럽은 “EU 27개 회원국에서 차량을 동원한 유럽 자유 호송대가 꾸려지고 있다”며 “밸런타인 데이인 14일에 브뤼셀을 마비시키는 것을 목표로 단체 행동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시위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만 명이 참여하는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시위 주최 측은 비밀 메신저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차량 이동 경로와 행동 지침, 자금 모금 등 시위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폴리티코유럽이 조사한 결과 벨기에 시위와 관련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은 30개가 넘었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자유 호송대가 본격적으로 깃발을 올렸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남부 니스를 비롯해 바욘, 스트라스부르, 셰르부르 등 6개 도시에서 조직된 차량 시위대가 수도 파리로 출발했다. 이들은 11일에 파리에 모여 코로나19 규제와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곧바로 브뤼셀로 이동해 14일 시위에 합류할 예정이다. 시위에 참가한 한 트럭 운전사는 “우리는 이제 모든 것에 질려버렸다”며 “백신 접종 증명서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유럽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내내 일부 극우 세력과 백신 반대론자들의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애초부터 도시 점거를 목표로 차량까지 동원한 조직적인 연대 시위가 계획된 건 처음이다. 온라인 극단주의를 연구하는 영국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 키아란 오코너 분석가는 “캐나다 트럭 시위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시위는 캐나다에서 벌어진 일을 EU 심장부에서 그대로 모방하려 하고 있다”며 “이들은 음모론에 기름을 붓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유럽 각국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특히 벨기에는 연방경찰 긴급회의를 열어 경찰 병력 투입 등 대책을 논의하고, 인근 국가들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아넬리스 베를린덴 벨기에 내무부 대변인은 “각 지역 경찰과 법집행 기관이 시위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폭력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며 “자유 호송대의 정확한 계획과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