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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 때린 팀장, 동료 모욕한 경찰...법원, 벌금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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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 때린 팀장, 동료 모욕한 경찰...법원, 벌금형 선고

입력
2022.02.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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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결국 극단적 선택
직장내 괴롭힘 호소 유서 남겨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부하 직원을 때린 경찰 지구대 팀장과 단체 체팅방에서 피해 직원을 모욕한 동료 경찰관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피해 경찰관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내용의 자필 유서를 남기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수원지법 형사3단독 박희정 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모욕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경기 수원서부경찰서 한 지구대 팀장으로 근무하던 2018년 4월 부하직원인 C씨와 술을 마시다가 언행이 무례하다며 손바닥으로 C씨의 얼굴을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해 6월 한 식당 앞에서 C씨가 “2차 회식에 참석하지 않고 집에 가겠다”고 말하자 무릎으로 피해자의 다리를 내리찍는 등 재차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C씨는 같은 해 7월 A씨로부터 폭행당했다며 청문감사실에 진정서를 제출, 지구대장이 인사발령 조치됐다.

지구대장의 인사발령을 지켜 본 B씨는 같은 해 8월 초 지구대 직원 40여 명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우물을 흐려 놓더니 지금도 정신을 못 차리고 이제는 진흙탕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피해자를 모욕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A·B 등 2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C씨는 이들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던 같은 해 8월 중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내용의 자필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C씨는 유서에 “A씨는 언젠가부터 나를 장난감처럼 대하며 폭행·막말을 하는데 너무 실망했다”며 “(청문감사실 진정서 제출 이후) A씨와 후배들은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나는 왕따를 당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피해자가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피고인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B씨에 대해서는 “단체 카카오톡 방에 글을 게시해 피해자를 모욕하는 등 범행 수법, 내용에 비춰봤을 때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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