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2000만 원·추징금 500만 원
계약 강요 혐의, 징역형 집행유예
9억3,000만 원 뇌물 혐의는 무죄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뇌물수수) 혐의 등 혐의로 기소된 엄태항 경북 봉화군수(74)가 구급차 안에서 내리고 있다. 뉴스1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엄태항 경북 봉화군수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건강상의 이유로 엄 군수를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상오 부장판사)는 9일 쓰레기 수거위탁업체 대표와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500만 원과 1,000만 원을 각각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엄 군수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 원, 추징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또 엄 군수가 관급공사 자재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이 계약을 맺도록 봉화군 직원에게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는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엄 군수가 관급공사 자재 납품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건설업자로부터 9억3,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엄 군수가 건설업자로부터 9억3,000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엄태항 봉화군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앞서 검찰은 지난해 말 결심공판에서 엄 군수에게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0년,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나머지 혐의에는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또 벌금 20억 원과 추징금 9억여 원을 함께 구형했다.
재판부는 "군수로 재직하면서 선출직 공무원의 직무집행 공정성을 해치고 그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해 죄질이 좋지 않은데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차량사고로 다친 엄 군수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엄 군수는 지난해 12월 25일 집 근처에서 주차브레이크가 풀린 차량에 부딪혀 갈비뼈와 다리 등에 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이날 법원에 구급차를 탄 채로 등장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