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중(58) 전북 익산시장 후보가 익산에 설치된 교도소 세트장 옆에 조직폭력배(조폭) 박물관을 건립하자는 이색 제안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찰대학(2기) 출신으로 서울 양천경찰서와 인천 강화경찰서, 익산경찰서장 등을 지낸 김 후보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엉뚱한 발상일지 모르지만, 익산에 '조폭 박물관'을 세워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범죄학 박사인 그는 '교도소 옆 조폭 박물관'이라는 글을 통해 "지난 7일 새벽 익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관내 조폭 폭력배 2개파 조직원 30여 명이 패싸움을 벌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조직폭력배는 이권과 이익을 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범죄 조직을 말하는데, 익산에는 배차장파·구시장파·삼남배차장파·역전파·중앙동파 등 6개 조직계보가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1980년대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이들 조폭은 1990∼2000년대 정부의 '범죄와 전쟁'으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당시 전국적으로 위세를 떨쳐 목포·광주와 함께 익산을 3대 조폭 도시로 오명을 쓰게 했다고 김 후보는 분석했다.
김 후보는 "지난 10년간 익산에서는 여러 차례의 패싸움, 수천만 원대 도박 사건, 오락실 투자금 갈취, 투자신탁회사 수십억 원 횡령, 1,000억 원대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등 다양한 형태의 조폭 관련 사건이 벌어졌다"며 "알려지지 않은 범죄까지 포함하면 그 문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오명을 브랜드 삼아 익산에 '조폭 박물관'을 세우면 관광 상품화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홀리데이' 촬영을 위해 익산시와 영화제작소가 손잡고 세운 성당면의 국내 유일 교도소 세트장이 지금은 전국적으로 관련 영상물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조폭 박물관'도 지역을 알리고 조폭 문화를 근절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일본의 야쿠자나 중화권의 삼합회, 이탈리아의 마피아가 있는 그 어떤 도시에도 조폭과 관련된 박물관이 없는 만큼 익산에 조폭 박물관이 들어서면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도소 세트장 옆에 조폭 박물관을 건립한 뒤 조폭 문화에 대한 연구와 자료 보존 및 전시, 그 폐해에 대한 청소년 대상 교육 등을 하면 현실 속 조폭 문화는 박물관에 봉인되고 박제화해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김 후보는 전망했다.
이 같은 제안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갈렸다. 김 후보의 글에 "재미있고 기발한 발상", "조폭 도시 익산에 걸맞은 생각"이라는 호응이 이어졌지만 일부에선 "조폭 도시라는 나쁜 이미지에 박물관까지 홍보한다면 익산을 두 번 죽이는 꼴"이라는 등의 부정적 댓글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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