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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올랐으니 쉬어도… "집값 크게 오르면, 고령 은퇴자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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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올랐으니 쉬어도… "집값 크게 오르면, 고령 은퇴자 늘어난다"

입력
2022.02.09 15:30
수정
2022.02.09 15:34
0 0

집값 예상보다 10%p 뛰면, 은퇴 4.8%p 상승
부동산 폭등한 최근 고령 은퇴자 증가 추정
"지나친 부동산 의존, 바람직하지 않아"

3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뉴스1

3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뉴스1

집값이 예상보다 더 뛸 경우 고령 근로자가 은퇴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은퇴 연령에 가까워질수록 집값 상승이 은퇴에 끼친 영향은 컸다. 그만큼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노후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 공급과 은퇴 결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2006년 기준 55~70세 고령자 3,664명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주택 가격 변화가 경제활동참가율과 은퇴에 끼친 영향을 따져봤다.

이 기간 동안 조사 대상자가 실제 은퇴한 경우는 전체의 65.7%였다. 보고서는 주택 가격이 전년 대비 10% 오를 경우, 은퇴 확률은 1.3%포인트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반대로 1.8%포인트 떨어졌다.

집값이 기대치보다 높게 오르면 은퇴를 결정하는 고령자는 더 많아졌다. 보고서는 주택 가격이 과거 3년간 연평균 상승률보다 10%포인트 더 오르면 은퇴 확률은 4.8%포인트 뛴다고 했다. 가령 매년 5%씩 오르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갑자기 15% 상승할 경우 직장을 관두거나 사업을 접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같은 상황에서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6.5%포인트 낮아졌다.

집값이 은퇴에 끼치는 영향력은 여성보다 남성이, 또 실질 은퇴 연령인 72세에 가까워질수록 컸다. 거꾸로 보면 50대 후반~60대 초반 근로자는 집값이 크게 오르더라도 하던 일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자영업자보단 월급쟁이의 은퇴가 집값에 좌우됐다.

보고서 결과를 최근 부동산 가격에 대입하면 집값이 수직 상승한 2020년, 2021년에 주택 보유자 중 은퇴한 고령자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보고서는 집값 하락기엔 고령자가 은퇴 대신 일을 더 지속한다는 가정은 해당 연구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보고서를 쓴 정종우 한은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노후의 삶과 부동산 경기 변동성 간 연관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하려면 부동산 등 특정 자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게 바림작하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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