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예상보다 10%p 뛰면, 은퇴 4.8%p 상승
부동산 폭등한 최근 고령 은퇴자 증가 추정
"지나친 부동산 의존, 바람직하지 않아"
집값이 예상보다 더 뛸 경우 고령 근로자가 은퇴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은퇴 연령에 가까워질수록 집값 상승이 은퇴에 끼친 영향은 컸다. 그만큼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노후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주택의 자산가치 변화가 고령자의 노동 공급과 은퇴 결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2006년 기준 55~70세 고령자 3,664명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주택 가격 변화가 경제활동참가율과 은퇴에 끼친 영향을 따져봤다.
이 기간 동안 조사 대상자가 실제 은퇴한 경우는 전체의 65.7%였다. 보고서는 주택 가격이 전년 대비 10% 오를 경우, 은퇴 확률은 1.3%포인트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반대로 1.8%포인트 떨어졌다.
집값이 기대치보다 높게 오르면 은퇴를 결정하는 고령자는 더 많아졌다. 보고서는 주택 가격이 과거 3년간 연평균 상승률보다 10%포인트 더 오르면 은퇴 확률은 4.8%포인트 뛴다고 했다. 가령 매년 5%씩 오르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갑자기 15% 상승할 경우 직장을 관두거나 사업을 접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같은 상황에서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6.5%포인트 낮아졌다.
집값이 은퇴에 끼치는 영향력은 여성보다 남성이, 또 실질 은퇴 연령인 72세에 가까워질수록 컸다. 거꾸로 보면 50대 후반~60대 초반 근로자는 집값이 크게 오르더라도 하던 일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자영업자보단 월급쟁이의 은퇴가 집값에 좌우됐다.
보고서 결과를 최근 부동산 가격에 대입하면 집값이 수직 상승한 2020년, 2021년에 주택 보유자 중 은퇴한 고령자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보고서는 집값 하락기엔 고령자가 은퇴 대신 일을 더 지속한다는 가정은 해당 연구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보고서를 쓴 정종우 한은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노후의 삶과 부동산 경기 변동성 간 연관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하려면 부동산 등 특정 자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게 바림작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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