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와 SNS 등에서 인기몰이 중인 영상이 있다. 코미디언 이은지가 국내와 영미권 연애 리얼리티 예능 출연자들의 특징을 모사하는 짧은 콘텐츠다.
첫 등장 이후 출연자들간의 조용한 탐색전이 벌어지는 국내 연애 예능과 등장부터 적극적이고 섹슈얼한 자기 어필에 돌입하는 영미권 연애 예능 출연자들의 특징을 극대화해 개그 코드로 풀어낸 해당 콘텐츠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큰 인기를 모았다.
이같은 패러디 영상이 젊은 세대에게 큰 공감과 인기를 얻을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글로벌 OTT 플랫폼의 국내 미디어 시장 정착과 연결지어 해석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해외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며 시청자들의 콘텐츠 시청 폭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니즈와는 더욱 잘 맞아떨어졌다. 그야말로 '콘텐츠의 홍수'라 해도 손색이 없는 다양성을 갖춘 글로벌 OTT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며 MZ세대는 단순히 수동적으로 제공되온 프로그램을 넘어 트렌드와 니즈에 맞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찾아 시청하는 패턴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 최근 국내에 불어닥친 연애 예능 붐을 타고 해외 연애 예능인 '투 핫'이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모았고, 이를 모티브로 넷플릭스 '솔로지옥'이 론칭해 역대급 화제성을 구가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각종 연애 예능의 인기 속 이미 종영했거나 방송 중인 해외 연애 리얼리티 예능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시청자들이 국내 예능을 넘어 해외 예능에도 높은 호감도를 보이는 이유는 '신선함'으로 풀이된다. 국내와는 또 다른 문화적 특징과 출연자들의 개성이 담긴 만큼 기존에 접하기 어려웠던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OTT를 통해 접하는 해외 예능의 매력이다.
일례로 최근 OTT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미국 연애 예능의 경우 출연자들의 감정선 못지않게 극명한 문화적 차이점에 눈길이 쏠린다. 국내 연애 리얼리티와 비슷한 듯 하지만 성적 농담이나 직설적인 발언, 출연진에 대한 MC들의 수위 높은 촌철살인 등 보다 과감한 연출을 지향하는 일본부터 출연진의 노골적인 감정선을 전면에 내세우며 '날 것 그대로'와 섹슈얼함에 집중하는 연출을 보여주는 영미권까지. 각 나라별 차이점을 비교해 보는 것 만으로도 꽤나 재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비단 연애 예능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각자의 니즈에 따라 '입맛대로' 콘텐츠 골라보기가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이는 곧 수동적인 문화 체득만으로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는 이야기다. 하루가 다르게 확장될 콘텐츠 세계 속 발빠르게 흐름을 읽기 위해서 능동적인 콘텐츠 유목민이 돼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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