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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않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단 신념, 아들 가슴에 새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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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않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단 신념, 아들 가슴에 새겼죠"

입력
2022.02.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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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최연소 100대 명산 완주한 김진영 군
5살부터 산에 다니기 시작해 11살에 100좌 완등 달성
"산행할 때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습관도 가르쳤죠"


김진영 군은 8살에 국내 100대 명산 도전을 시작해 11살에 지리산 반야봉에서 100좌 완등을 달성했다.

김진영 군은 8살에 국내 100대 명산 도전을 시작해 11살에 지리산 반야봉에서 100좌 완등을 달성했다.


국내 100대 명산 도전 성공을 기념해 현수막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100대 명산 도전 성공을 기념해 현수막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5살 때부터 집 근처 관악산에 데리고 다녔습니다."

8살에 국내 100대 명산 도전을 시작해 11살에 지리산 반야봉에서 100좌 완등을 달성한 김진영 군의 아버지 김한규 씨는 아직도 감동이 가시지 않은 모양이다. 김 씨는 흥분된 목소리로 "진영이의 100대 명산 완등은 세계 최초·최연소 기록"이라고 전했다. 슈퍼탤런트 월드 레코드(Supertalent World Record)는 지난해 12월 김진영 군에게 세계최고기록 인증서를 수여했다. - (사)도전한국인본부 산하 슈퍼탤런트 월드레코드는 국내에서 세계기록을 심사하고 인증해 주는 기관이다.

진영이는 2011년 8월생으로 경기도 안양 신기초등학교 5학년이다. 김씨에 따르면 진영이는 5살부터 산에 다니기 시작했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도전 프로그램을 소개받고 오대산 비로봉(1,563m)을 시작으로 도전을 시작했다. 김씨는 “높은 산을 처음 올랐는데 무사히 완주하는 모습을 보고 아들에게 100대 명산 완주의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진영이는 8살 때에 처음 등산화를 샀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다. 김 씨는 "단체버스를 이용할 때는 오전 5시30분에 집을 나서야 했는데, 일찍 일어나는 게 제일 힘들어 보였다"고 회상했다. 8살 진영이의 걸음으로 어른들의 걸음에 시간을 맞추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산지점에서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쉬는 시간을 줄이는 강행군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4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날씨에 적응시키는 일도 쉽지 않았다. 힘든 와중에도 반드시 필요한 교육을 빼먹지 않았다.

"우선 안전산행을 강조하면서 올바른 산행 습관을 가르쳤습니다. 산행을 할 때에는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습관도 만들어 주었죠."

겨울 산행 중에 "손이 시리다" "잠이 온다"는 말을 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저체온증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조금만 참자' '곧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다독이며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산에서 아들과 다투기도 했고, 아빠가 넘어지면 달려와서 일으켜 주기도 했죠. 그렇게 산이란 공간에서 아빠와 아들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 것 같습니다. 많은 대화를 나누며 산을 오르다 보니 친구나 다름없어요."

지난해는 명산 산행 4년차였다. 11살이 되는 해를 넘기기 전에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지막 100좌인 지리산 반야봉은 11월20일 시도했다. 이날 성삼재에서 새벽 5시30분에 출발해 노고단까지 갔으나 입산금지 기간이란 팻말에 걸음이 막히는 허탈한 상황에 처했다. 어두운 새벽이라서 성삼재에서 출발할 때 안내표지판에 쓰인 글씨를 자세히 보지 못했던 것이다. 몹시 아쉬워하는 아들에게 “산신령께서 100좌 완등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구나” 하면서 하릴없이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100좌 완등 재도전은 한 달 후인 12월25일로 잡았다. 그날 산을 오르는 동안에는 강한 눈보라와 영하 20도의 추위가 겹쳐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날씨가 완주를 방해했다. 성삼재에서 새벽 6시쯤 출발해 노고단에 도착하니 7시10분. 동반자들과 함께 인증샷을 찍고 목적지 반야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매서운 지리산의 칼바람은 손을 얼게 할 정도였다.

"손이 시리다고 힘들어 하는 아들의 손을 수시로 만져주고, 눈길에 미끄러져 구르기도 하면서 산을 올랐어요. '마지막 100좌가 이렇게 힘들구나' 하면서 서로를 격려했죠."

오전 10시25분에 정상을 밟았다. 아들은 입을 꾹 다문 채 산 아래를 응시하면서 그동안 고생한 일들을 회상하는 듯했다. 김씨 역시 아들과 함께 새벽잠을 아껴가며 100대 명산을 올랐던 지난 4년의 시간들을 떠올리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진영이는 5살에 등산을 시작, 8살 때부터 블랙야크 국내 100대 명산 도전해 11살에 지리산 반야봉에서 100좌 완등을 이뤘다. 그렇게 세계 최연소 100대 명산 완등자로 등극했다.

"아들에게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아들은 배운 대로 끝까지 도전해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아들의 가슴에 포기하지 않으면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을 각인시켜준 소중한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진영 군의 100대 명산 완등을 인증한 기록인증서와 기념품.

김진영 군의 100대 명산 완등을 인증한 기록인증서와 기념품.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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