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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도 사람처럼 서로 치료해준다…가봉서 최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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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도 사람처럼 서로 치료해준다…가봉서 최초 발견

입력
2022.02.08 16:35
수정
2022.02.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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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으깨 다른 침팬지 상처에 문질러
다른 개체 치료는 인간 외 동물서 최초 발견
"침팬지도 '친사회적'이라는 증거"

2019년 11월 13일 가봉의 로앙고 국립공원에서 침팬지 '수지'(왼쪽)가 아들 침팬지 '시아'의 발에 난 상처에 곤충을 문지르고 있다. 오조가 유튜브 캡처

2019년 11월 13일 가봉의 로앙고 국립공원에서 침팬지 '수지'(왼쪽)가 아들 침팬지 '시아'의 발에 난 상처에 곤충을 문지르고 있다. 오조가 유튜브 캡처

침팬지가 사람처럼 서로의 상처를 치료하는 행위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신의 상처뿐 아니라 다른 개체의 상처도 치료해주는 행동은 인간 이외의 동물에서 처음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조가 침팬지 프로젝트 연구팀은 아프리카 가봉의 로앙고 국립공원에 사는 야생 침팬지들을 15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곤충을 이용한 치료 행위 22건을 확인했다. 이 중 3건은 다른 개체를 위한 치료였으며, 19건은 스스로를 위한 치료였다. 연구 결과는 7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2019년 11월 최초로 '수지'라는 이름의 침팬지가 아들 침팬지 '시아'를 치료하는 것을 목격했다. 수지는 나뭇가지에 있는 곤충을 잡아 입술로 으깨고, 곤충을 다시 뱉어 시아의 상처 난 발에 문질렀다.

이후에도 연구진은 두 차례 더 침팬지들이 곤충으로 다른 개체의 상처를 치료하려는 듯한 모습을 포착했다. 2020년 10월엔 '캐롤'이라는 암컷 침팬지와 '테아', '응곤드'라는 수컷 침팬지 두 마리가 곤충을 입술로 짓이겨 다른 수컷 침팬지인 '리틀그레이'의 종아리에 난 상처에 올려놨다. 2021년 1월엔 수컷 침팬지 '아놀드'가 '리틀그레이'의 손가락에 난 상처에 곤충을 발라주는 모습이 목격됐다.

연구진은 침팬지가 문지른 곤충이 항염 효과를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어떤 곤충을 사용했는지는 몰라 추후 연구를 통해 밝혀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봉의 로앙고 국립공원에서 암컷 침팬지 '록시'가 수컷 침팬지 '테아'의 털을 골라주는 모습. 가봉=AFP 연합뉴스

가봉의 로앙고 국립공원에서 암컷 침팬지 '록시'가 수컷 침팬지 '테아'의 털을 골라주는 모습. 가봉=AFP 연합뉴스

다른 개체를 치료하려는 행위는 침팬지가 친사회적 행동을 할 능력이 있다는 증거라고 연구진은 결론 내렸다. 친사회적 행위란 다른 개체를 도우려는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침팬지가 이러한 행동을 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논쟁이 계속돼 왔다.

연구를 지도한 지모네 피카 오스나브뤼크대학 인지생물학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인간 이외의 동물이 친사회적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의심해 왔기 때문에 (관찰 결과가) 특히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간처럼 침팬지의 친사회적 행동도 타 개체에 대한 '공감'에 기반한 것인지 추후 연구로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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