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스타트업 창업지원 프로젝트 가동
예비창업팀에 최대 5,000만원 투자
백화점, 마트 등을 거느린 '유통공룡'들의 스타트업 발굴 열기가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더 이상 내부 혁신이 어렵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해석된다. 외부에서 성장동력을 모색해온 유통공룡들은 이제 시드머니(종잣돈) 단계에서부터 투자에 나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케이스타트업과 함께 스타트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체인지엑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기존에는 창업 3~7년 차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지만, 이제는 창업 전 시드머니 투자 단계부터 전격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손잡은 케이스타트업은 인공지능(AI) 토익 프로그램을 개발해 에듀테크 유니콘으로 꼽히는 뤼이드, 국내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뷰티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레페리 등을 발굴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체인지엑스를 통해 유통·패션·리빙·식품 등 기존 사업,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교육 등 신규 사업, AI·클라우드·블록체인 등 디지털 전환 분야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참여를 원하는 2인 이상 스타트업 및 예비 창업팀이 사업계획서와 신청서를 내면 다음 달 말까지 최종 선발해 최대 5,000만 원의 초기 투자금을 지원하고, 각 계열사의 분야별 전문가들과 사업 협력 기회를 제공한다. 나아가 재무적 투자 등 후속 투자도 검토한다.
이 같은 시드머니 단계 투자는 신사업의 방향을 정하고, 향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전의 투자는 스타트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앞으로는 그룹의 기존 사업 및 새로 진출할 분야에 기술력을 가진 곳과 아예 사업모델을 만들어 가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을 운용하는 다른 유통그룹들도 스타트업 발굴에 공들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CVC인 롯데벤처스를 통해 '스마트롯데쇼핑이노베이션펀드(가칭)'에 210억 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지난해에는 '롯데쇼핑이노베이션펀드 1호'에 300억 원을 출자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공유주방 업체 위쿡, 공간디자인 스타트업 어반플레이, 공유오피스 스타트업 로컬스티치 등 약 1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지난달에는 롯데쇼핑이 인수한 중고나라와 함께 중고 프리미엄 자전거 플랫폼 라이트브라더스에 4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로컬스티치와 롯데백화점 고양점 리노베이션을 함께 추진하는 등 펀드를 통해 투자한 스타트업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도 기존 사업 분야를 강화할 수 있는 스타트업 위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도 지난달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 신규 투자를 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0년 7월 설립된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기준 운용액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쿠캣의 지분 매각을 완료해 첫 투자회수 사례도 나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