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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말소' 위기 HDC현산, 안양현대 재건축 진행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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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말소' 위기 HDC현산, 안양현대 재건축 진행할 수 있나

입력
2022.02.08 10:00
수정
2022.02.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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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행정처분 전 수주한 계약은 공사 가능
아파트 주민들 "넓은 평형 HDC현산 선택"

7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 정문에 게시된 HDC현대산업개발 재건축 반대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서현정 기자

7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 정문에 게시된 HDC현대산업개발 재건축 반대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서현정 기자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이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하자 건설업계는 물론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행정처분을 앞둔 건설사의 이 같은 반전의 배경에는 '중대형 평형' 설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HDC현산은 최악의 경우 등록말소 처분을 받아도 현행법상 해당 공사는 가능하다. 아파트 주민들은 실리를 택한 셈이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 5일 열린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과반이 넘는 509표(55%)를 얻어 400표(43.2%)를 얻은 롯데건설을 눌렀다. 이로써 HDC현산은 '아이파크 보이콧' 확산 속에서도 6만2557㎡ 부지에 공동주택 1,313가구 등 시공권을 확보했다. 총 공사비는 약 4,174억 원이다.

광주 사고로 행정처분을 피할 수 없게 된 HDC현산이지만 기존에 수주한 공사는 시공이 가능하다. 건설산업기본법 제14조는 영업정지나 등록말소 전 도급 계약을 체결했거나 착공에 들어간 경우 계속 시공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건설업 등록이 말소돼도 공사를 완성할 때까지는 건설사업자로 인정된다.

광주 사고 이후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고 수위 징계를 시사했지만 HDC현산에 대한 등록말소 처분은 쉽지 않은 상태다. 처분 권한이 있는 서울시부터 난색이다. 시 관계자는 "건설산업법에 영업정지는 기간 등이 명확히 규정된 반면 등록말소에 대한 시행령이 따로 없어 처분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로 건설업면허 취소처분을 받았던 동아건설이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것도 걸림돌이다. 법원은 서울 중구청이 재량권을 남용했다며 동아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재건축조합이 계약을 파기할 수는 있다. 영업정지나 등록말소 처분을 받은 즉시 HDC현산은 조합에 처분 사실을 통지해야 하고, 통지 이후 30일이 지나는 날까지 조합은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이날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투표 결과에 따라 일정대로 계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외벽붕괴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이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에 제시한 재신임 공약.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외벽붕괴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이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에 제시한 재신임 공약.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설계상 HDC현산의 승리를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현재 904가구가 모두 30평형대 이상인 걸 고려해 HDC현산이 40평형 이상 중대형을 극대화해 설계한 게 먹혔다는 것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HDC현산은 현재 448가구인 40평형 이상 중대형을 519가구까지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롯데건설이 내세운 건 140가구였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동 간 거리나 평형에서 현산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주민 이모(56)씨도 "지금 32평에 사는데 롯데 설계도면상 25평으로 갈 수도 있었다"며 "더 좁은 곳으로 누가 가길 원하겠냐"고 HDC현산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외에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이주비 2조 원 조달 △사업추진비 가구당 7,000만 원 지급 △평당 4,800만 원 기준 일반분양가 100% 반영 △관리처분 총회 전 시공사 재신임 절차 △안전결함 보증기간 30년 확대 △외부 전문 안전감독관리 업체 운영 비용 부담 등 HDC현산이 제시한 공약들이 주민들의 표심을 끌었다. 현대아파트 주민 김모(70)씨는 "안전이 걱정되는 상황에도 표를 준 만큼 기대에 부응해 튼튼하게 설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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