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IPO 공모액 334% 증가한 19.7조 원
SK바사 등 상장 첫날 주가 고속 상승
31.5%는 연말 종가가 공모가 밑돌아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기업공개(IPO) 공모주 투자액이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불어난 20조 원에 육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 등 일부 회사는 상장 첫날 주가가 치솟으면서 투자자 수익을 높였다. 하지만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 10개 중 3개는 연말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속 빈 강정'이 됐다.
금융감독원이 7일 분석한 '2021년 IPO 시장동향'에 따르면, IPO 기업은 전년 대비 27.1%(19개) 늘어난 89개로 집계됐다.
IPO 기업이 상장 전 기관·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한 금액은 19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3.9%나 뛰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 안착한 IPO 기업 14개사가 16조3,658억 원의 공모액을 쓸어 모았다.
공모주를 향한 경쟁은 기관·일반 투자자 모두 뜨거웠다. 지난해 기관투자가가 참여한 수요예측 경쟁률은 1,193대 1로 역대 가장 치열했다. 일반투자자 평균 경쟁률도 1,136대 1로 전년(956대 1)보다 공모주를 받기 더 어려워졌다.
공모주는 비교적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데다 수익이 보장된 종목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IPO 기업의 상장 당일 종가는 공모가보다 57.4% 올랐다.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종가 역시 공모가 대비 평균 54.8%의 수익을 냈다.
기업별로는 SK바사, 자이언트스텝 등 15개사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2배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 기록)'에 성공하는 등 주가가 폭등했다. 지난해 IPO 대어였던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도 따상엔 실패했지만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고속 상승했다.
반면 상장 후 오히려 주가가 떨어진 기업도 적지 않았다. 지니너스 등 15개사는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았다. 또 지난해 상장한 기업의 31.5%인 28개사는 연말 종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공모주만 받으면 높을 수익을 낸다는 '공모주 불패'는 절반만 맞은 셈이다.
시장에선 올해 IPO 공모액을 25조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공모주 열풍은 다소 식을 전망이다. 지난달 12조7,000억 원을 공모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 최근 증시 부진을 감안하면 공모주 투자 행렬은 꺾일 것이란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 시장에선 따상 기업도 있지만 주가가 공모가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며 "공모주 투자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