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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13마리 학대 살해범 "개 때문에 가정불화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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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13마리 학대 살해범 "개 때문에 가정불화 생겨"

입력
2022.02.07 13:25
수정
2022.02.0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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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게티이미지뱅크

푸들. 게티이미지뱅크


입양한 푸들 13마리를 잔인하게 학대하고 죽인 피의자 A(41)의 범행 동기가 '집에서 키우던 푸들 때문에 빚어진 가정불화'로 밝혀졌다.

전북경찰청 수사과는 "A씨는 아내와 함께 키우던 푸들 때문에 생긴 갈등이 입양한 푸들에 대한 학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를 마무리하고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푸들 21마리를 입양해 13마리를 학대하고 살해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A씨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A씨는 푸들에 강제로 물을 먹여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둔기로 때리는 등 잔인한 방식으로 죽인 뒤 아파트 화단에 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양한 21마리 푸들 중 2마리는 선호하는 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파양했으며, 1마리는 입양 과정에서 견주 집으로 되돌아갔다.

경찰은 수색견 등을 동원해 피의자 주거지와 아파트 화단 등에서 푸들 사체들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총 18마리를 살해한 것으로 의심되나 5마리는 구체적인 범행 증거를 찾기가 어려워 혐의에서 제외했다"면서 "피의자가 푸들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범행했다며 혐의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A씨는 입양을 위해 견주들에게 자신의 신분증과 사택 사진을 보여주며 안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입양을 보낸 견주가 개의 안부를 물으면 "산책하던 중 목줄을 풀고 사라졌다"는 식으로 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입양을 보낸 어느 견주가 "입양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또 지난해 11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푸들을 입양한 사람이 계속 (개가) 사라졌다고 한다"면서 "그동안 데려갔던 푸들을 다 잃어버렸다고 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관련 소식을 접한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단체는 A씨의 집을 찾아갔고, 집 안에 케이지와 용품들이 한가득 있었으나 개가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기고 오랜 설득 끝에 A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이후 경찰은 수색견과 기동경찰대를 동원해 피의자 주거지 인근을 2차례 수색했으며, 동물단체로부터의 사체 6구를 제출받는 등 총 사체 12마리를 확보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2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없고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A씨는 해당 기관에서 파면됐다.

지난해 12월에도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A씨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한 달 내 20만명이 동의하면서 정부 답변자로 나선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신상 공개는 특정강력범죄와 성폭력 범죄를 대상으로 해 이번 사건은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법원 판결을 위해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계속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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