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과거사 문제로 냉랭해진 가운데 양국 외교장관이 약 석 달 만에 전화통화를 했다.
4일 한·일 외교당국은 전날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이 통화를 하고 한일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에 의견을 교환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10일 취임한 하야시 외무상이 정 장관과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 측 요청으로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전 취임한 하야시 외무상은 앞서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외교장관과 통화했다. 이번 통화 전까진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리셉션에서 잠시 만나 간단한 대화를 나눈 것이 두 장관의 처음이자 유일한 의사소통이었다.
양국은 관련 보도자료에서도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의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에 대한 항의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반면, 일본 외무성은 두 장관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한일, 한미일 협력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을 첫머리에 배치했다.
결국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 발사와 관련한 대북 공조가 일본이 논의하고 싶었던 과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한일 외교장관 전화통화에 앞서 이뤄진 미일 외교장관 통화에서도 한일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한일관계 회복 필요성에 대한 미국 측의 언급이 있었던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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