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라 불리며 은거한 지능적 이슬람 극단주의자
소수민족 대량학살 잔혹함 보인 ‘파괴자’
미군 수용소서 IS 내 라이벌 신상 술술
훗날 알바그다디 사후 비아랍계 IS 수괴 돼
미군 특수부대가 제거 작전에 들어가자 자폭한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는 지능적이면서 전투 경험이 풍부한 극단주의자로 평가된다. IS 내에서는 ‘교수’로, 서방 국가들에는 ‘은둔의 파괴자’로 통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알쿠라이시를 다른 IS 지도자에 비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고, 전임자만큼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죽음은 IS에 중대한 타격이었다고 전했다. 드러나지 않게 늘 조용히 움직였지만 IS의 테러를 배후에서 조정한 전략가였다는 의미다.
그는 전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2019년 10월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된 지 나흘 만에 후계자로 지명됐다. IS 지도부에서는 드물게 비(非)아랍계인 투르크멘 족(族)인 그는 이라크에서 태어나 모술대에서 이슬람 율법을 공부해 석사 학위까지 취득, IS 내에서 ‘교수’로 불렸다.
대량학살을 자행, ‘파괴자’로 불리기도 했다. 알쿠라이시는 2014년 이라크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공격계획을 실행, 수천 명을 살해하고 여성들을 성노예로 전락시키며 IS의 잔혹함을 만방에 드러냈다. 미 국무부가 2019년 그에게 현상금 500만 달러(약 60억 원)를 건 이후 다시 1,000만 달러(약 120억 원)로 올린 배경도 그의 만행과 무관치 않다.
실전 경험도 풍부했다. 그는 2003년 미국이 주도한 연합군의 침공으로 몰락한 사담 후세인 정권 때 이라크군에 복무했다. 그는 연합군에 체포된 이후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에 가입했다. 2004년 이라크 내 미군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알바그다디를 만났고, 이후 IS 설립을 주도했다.
알쿠라이시는 한때 미국 대테러 당국의 정보원으로도 활용된 적이 있다. 그는 2007~2008년 이라크 내 테러용의자 감금시설에 수감돼 조사를 받았는데, 미 정보당국은 그에 대해 “협조적이고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정보원 역할 때문에 “그가 조직 내에서 명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지만, 실제 알쿠라이시가 뱉어낸 정보는 IS 조직 내에서 그와 대척 관계였던 조직원들의 이름과 주소 등이었다. 훗날 투르크멘족인 그가 알바그다디를 이은 IS 수괴가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라이벌들을 미리 정리한 전략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