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e커머스 등 설 연휴 명품 매출↑
'가치소비+새해 소비' 심리 맞물려
경기 용인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4)씨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백화점에서 명품백을 구매했다. 지난해 연말 회사에서 받은 상여금으로 얻은 '나를 위한 선물'이다. 김씨는 "명품백은 1년간 고생한 나에게 주는 '보상'이자, 올 한해 힘차게 시작해보자는 '격려'"라며 "나를 위해 쓰는 돈이라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올 설 연휴에도 소비자의 구매 욕구는 명품으로 쏠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보상소비'와 나를 위해 투자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연초까지 이어지면서다. 이에 유통업계에선 대목으로 통하는 명절 직후, 소비 심리를 잡기 위해 명품 위주의 '포스트설' 마케팅에 돌입했다.
'나를 위한 새해 선물'…명절에도 '명품 호황' 계속
4일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5일간(1월 29일~2월 2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명품 관련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대비 20~30%가량 증가했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거래도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SSG닷컴은 작년 설 연휴에 비해 28%, 롯데온은 4배 이상 명품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온의 경우 설 연휴와 이어지는 주말을 이용해 국내 여행을 즐기는 수요가 늘면서 명품 중에서도 선글라스와 여행가방의 매출이 각각 6배, 5배 뛰었다.
명절 직후는 상여금, 세뱃돈 등 여유자금 소진 욕구와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심리가 일면서 반짝 소비가 늘어나면서 유통업계엔 명절 못지않은 '대목'으로 통한다. 올해는 특히 가치소비 열풍에 새해 소비 심리까지 맞물려 명품 매출 신장률이 더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2월 둘째 주 설 연휴가 시작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월로 당겨지면서 새해를 시작하는 의미의 소비 경향이 설 연휴까지 연결됐다"고 말했다.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구입도 두드러졌다. 명품 플랫폼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때 MZ세대 가입자 수가 전월 대비 5% 늘었는데, 올 설 연휴에는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나를 위한 가치소비인 '미코노미(Me+Economy)' 열풍과 졸업·입학 시즌이 겹치면서 명품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명절 직후 올라온 소비심리를 잡기 위해 명품 및 컨템포러리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신세계그룹의 TV쇼핑 채널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나를 위한 선물'이라는 콘셉트로 구찌·프라다 등 유명 명품 브랜드를 할인해주는 '럭셔리 라이프'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백화점은 해외패션 중심으로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14일까지 전국 8개 점포에서 해외패션 브랜드를 10~70%가량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하며, 갤러리아 백화점은 오는 21일까지 스코틀랜드 니트웨어 브랜드 '베리'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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