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커, 부사장과의 연애 기쁘고 자랑스러울 것”
저커 NBC 프로듀서 시절, 리얼리티쇼에 트럼프 출연
트럼프 재임 중 ‘편파 방송’ 주장, 저커 해고 요구 앙금
미국의 케이블 뉴스 채널 CNN과 불편한 관계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사내 연애’로 사임한 제프 저커(56) 전 CNN 사장이 물러난 진짜 이유는 시청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에 대해 비판적이던 CNN 보도가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저커 전 사장에 대한 조롱도 서슴지 않았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이메일 성명을 통해 “저커가 사퇴한 것은 사내 연애를 숨겨서가 아니라 CNN 시청률이 90%나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저커 전 사장은 40대 초반의 앨리슨 골러스트 CNN 부사장 겸 최고마케팅담당자와 사내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사임했다. 저커 사장과 골러스트 부사장은 1998년 NBC에서 함께 일을 시작했으며, 저커 사장이 2013년 CNN에 합류한 직후 골러스트 부사장을 채용했다. 저커 전 사장과 골러스트 부사장은 모두 이혼한 상태여서 두 사람의 관계가 불륜이었는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CNN의 모기업 워너미디어는 저커 사장이 사임하지 않을 경우 해고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저커는 연인 관계를 숨겨서 사퇴한 것이 아니다”며 “그는 사실 골러스트 부사장과의 연애에 대해 기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저커 임기 동안 CNN 시청률이 90% 하락했다”면서 “역대 최저의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사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뉴욕포스트는 CNN 앵커였던 크리스 쿠오모가 형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의 성추문 은폐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2월 해고된 후, CNN 시청률이 약 80%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 시청률이 90%나 하락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 같은 주장에는 저커 전 사장과의 악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저커 전 사장은 미국 NBC방송 프로듀서 출신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국적인 스타 방송인으로 발돋움한 리얼리티쇼 '디 어프렌티스' 제작에 관여했다. 당초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였지만, 2016년 대선이 끝난 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저커 전 사장의 관계가 틀어졌다. CNN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데 따른 앙금이 쌓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이 자신에 대해 편파보도를 한다며 저커 전 사장의 해고를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메일 성명에서 저커 전 사장을 “세계적인 수준의 추잡한 녀석”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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