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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야경이 그려낸 '하트'

입력
2022.02.07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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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종기 모여 있는 부산 남부민동 집들에 장노출을 주면서 그 광경을 담아보니 커다란 하트가 그려졌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부산 남부민동 집들에 장노출을 주면서 그 광경을 담아보니 커다란 하트가 그려졌다.

설 연휴 가냘픈 그믐달 빛에 이끌려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다 고향 집 뒷산에 올라갔다. 부산 시내 전경이 보이는 영도 봉래산 정상은 어둠이 내려앉아 앞을 분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맞은편 저 멀리에선 부산공동어시장과 집들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부산 영도구 봉래산 정상에서 바라본 부산 야경. 고층빌딩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정답게 보인다.

부산 영도구 봉래산 정상에서 바라본 부산 야경. 고층빌딩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정답게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옹기종기 붙어 있는 집들이 내뿜는 불빛들은 빨강, 초록, 파랑, 노랑의 색으로 뭉치거나 파편화되면서 '빛의 마술'을 선보였다. 저기, 작은 공간에서 가족들이 모여 정을 나누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비록 삶은 팍팍할지라도 가족의 사랑만큼 큰 힘이 되는 것은 없으니 말이다. 어둠이 깊어지자 모든 빛들이 더욱 반짝거린다. 마치 천체에 별을 뿌려놓은 은하수처럼 화려하다. 들고 간 카메라에 5초 정도의 장노출을 주면서 그 광경을 담아보니 커다란 하트가 그려졌다. 고향의 밤은 그렇게 내게 '뜻밖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이제 정월대보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둥그런 달을 보며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하트'를 날려 보내는 건 어떨까.

정월대보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새벽하늘에는 떠 있는 달은 차지 않았다.

정월대보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새벽하늘에는 떠 있는 달은 차지 않았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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