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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가 극심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입력
2022.02.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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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 꼬인 ‘고환 염전’ㆍ달라붙은 ‘잠복 고환’ㆍ사타구니로 이동한 ‘퇴축 고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신생아와 사춘기 남자 아이들이 극심한 복통을 호소해 병원을 찾았다가 고환이 꼬였다(고환 염전ㆍtesticular torsion)는 진단을 받을 때가 있다. 이처럼 청소년이나 어린 자녀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음낭 질환은 다양한다.

◇고환이 꼬이면 12시간 이내 치료해야

음낭 주머니에 싸여 보호를 받고 있는 고환은 정자를 생산하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합성ㆍ분비한다. 체온보다 2~3도 낮게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있는 ‘섬세한’ 장기다.

고환은 음낭 안에 혈관과 정관으로 연결된 ‘정삭(精索)’이라는 줄에 매달려 있다. 음낭 속에서 고환을 붙들어주고 있는 줄이 꼬이면 ‘고환 염전(捻轉)’이 된다. 염전은 반대로 비틀려 꼬였다는 뜻이다.

고환 염전이 생기면 고환과 아랫배가 아프고, 고환이 빨갛게 붓고 열이 난다. 심하면 몸이 떨리는 오심과 구토가 생긴다.

고환 염전은 남성 비뇨기계 질환 중 대표적인 응급 질환이다. 고환 염전의 골든타임은 6시간이다. 시간을 다투어 병원에 도착하지 않으면 고환으로 통하는 혈류가 막혀 고환이 괴사해 심하면 제거해야 한다.

이동기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적어도 12시간 이내에 고정해야 고환 괴사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후유증으로 불임이 생길 수도 있다. 고환 염전은 사춘기 전후에 흔히 발생하지만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난다. 사춘기 때에는 신체 성장이 왕성해지면서 고환을 수축하는 근육인 고환올림근도 힘이 세진다. 이때 과도한 힘이 가해지면 고환이 돌아갈 수 있다.

박성열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대부분 잠자다 자연 발기로 고환이 돌아가 병원 응급실로 오지만 성적 자극과 격렬한 운동을 하다 고환을 다쳐 고환 염전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고환 염전이 생기면 음낭에 꼬인 줄이 손으로 만져지기도 한다. 의사가 손으로 풀 수 있지만 너무 심하게 부어 있으면 손으로 풀기 어렵다.

손으로 푸는 경우 고환 염전이 재발하기 쉽다. 고환 염전이 의심되면 초음파검사로 고환으로 통하는 혈류를 살펴보고 진단한다. 이 질환으로 진단되면 음낭을 절개해 고환을 고정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잠복 고환ㆍ퇴축 고환도 조심해야

음낭이 달라붙어 있거나 고환이 만져지지 않으면 ‘잠복 고환’을 의심해야 한다. 고환은 복강 내에서 발생하지만 출생하기 전에 음낭으로 내려오게 된다. 출생 후 고환이 음낭에서 만져지지 않으면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고환이 사타구니나 복강 내에 있으면 고환이 제대로 성장하지 않아 불임이나 고환암이 발생할 수 있다. 생후 6개월까지는 저절로 음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음낭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고환을 음낭으로 내려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시기가 늦어질수록 고환 기능이 저하되고 고환암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퇴축 고환’은 고환이 평소 음낭 내부에 존재하지만 외부 자극이나 온도 변화로 사타구니 부위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고환 거근 반사가 과도해서 발생하는데 특히 기저귀를 갈거나 음낭 신체검사 도중 자극으로 상부로 올라가 잠복 고환으로 혼동될 수 있다.

퇴축 고환은 대부분 문제되지 않지만 간혹 잠복 고환이 되거나 고환 성장이 잘되지 않을 때도 있어 사춘기까지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잠복 고환과 퇴축 고환의 구분은 쉽지 않아 반드시 비뇨의학과 의사의 검진이 필요하다.

이밖에 고환이 아프지 않고 붓기만 한다면 음낭 수종, 서혜부 탈장, 종양 등을 의심해야 한다.

음낭 수종은 음낭과 복강이 얇은 막으로 연결돼 있어 복수(腹水)가 음낭으로 내려와 음낭이 부어 보이는 것이다. 생후 1년까지는 대부분 연결 통로가 자연히 막힐 가능성이 있어 치료하지 않고 경과 관찰을 한다. 만약 1년이 지나서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드물게 고환에 종양이 생길 수 있다. 종양은 단단한 것이 만져지는 것 이외에 다른 특별한 증상은 없다. 혈액 및 초음파검사로 확인하며 필요하면 수술로 절제하고 악성이라면 병기에 따라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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