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하루에만 엘우드 전 장관 등 3명 "불신임"...총 7명
불신임 개시하려면 54명 필요... 숨은 동조자도 상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혐의로 끓어오르는 여론에 맞닥뜨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축출’ 위기에 놓였다. 야당의 거듭된 사퇴 요구에도 총리직 사수를 부르짖고 있지만, 여당인 보수당 의원들이 속속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하면서 그의 사퇴를 옥죄는 형국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토비아스 엘우드 전 국방장관과 개리 스트리터 의원, 앤서니 맹널 의원은 2일(현지시간) 보수당 평의원회인 ‘1922 위원회’에 존슨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앞서 피터 올더스, 앤드루 브리젠, 더글러스 로스, 로저 게일 의원이 총리 불신임 서한을 제출한 것에 이어서다. 이로써 보수당에서 존슨 총리 불신임에 공개적으로 동의한 의원은 7명으로 늘었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직ㆍ간접적으로 존슨 총리 불신임에 찬성하는 의원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앤드루 미첼 전 장관 등 수명이 이미 불신임 서한을 위원회에 제출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수당 당규상 총리 불신임을 개시하기 위해서는 소속의원 360명 중 15%인 54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난파선’에서 떠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존슨 총리가 보좌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마틴 레이널즈 총리 수석비서관은 이번 ‘파티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조만간 총리실을 떠날 예정이다. 영국 정부 고위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총리실이 ‘독이 든 성배’가 됐다”며 “보좌진 개편이 예고된 상태지만 인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1년 안에 새 총리가 탄생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기존 부서를 포기하고 총리실에 합류하는 것은 ‘미친 일’이라는 기류가 퍼져 있다”고 귀띔했다.
존슨 총리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엘우드 전 장관은 가디언에 “우리 당 동료들의 우려를 총리가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매우 추한 방향으로 (사태가) 흘러간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내 여론이 반(反) 존슨으로 결집하고 있으며, 결국 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 결사 옹위’ 세력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보수 성향 시사 주간지 ‘스펙테이터’는 이날 “존슨 총리 지지를 부르짖는 나딘 도리스 의원이나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은 존슨 총리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인식에 기반한다”며 “되레 총리 불신임을 두고 흔들리는 의원들에게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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