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디어 규제 기구 "RT, 적절한 허가 없다" 이유
위성·케이블 이어 웹사이트·모바일도 금지 조치
러시아 "독일 언론 대한 보복 조치 시작할 것" 경고
독일 정부가 러시아 국영방송의 독일어 방송 송출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정식 허가가 없다는 이유지만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간의 갈등이 원인이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러시아는 보복을 경고했다.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독일 미디어 규제 기구 ‘면허감독위원회(ZAK)’는 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를 대상으로 “필요한 방송 라이선스가 없기 때문에 독일에서의 독일어 프로그램 방송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ZAK는 RT 독일어 방송이 “유럽 법률에 따른 합법적인 허가가 없으며 다른 신청이 이루어지거나 승인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DW는 RT 독일어 방송이 세르비아 면허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독일 케이블 및 위성방송을 시작했다며 독일 당국이 케이블·위성방송을 중단 조치했지만 여전히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당국의 이번 조치는 RT가 ‘가짜 뉴스’를 유통하는 통로로 사용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폴리티코유럽은 “RT 독일어 방송은 극우적 주장을 바탕으로 백신 부작용을 홈페이지 첫 기사로 띄우는 등 회의론을 유포했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최근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된 것도 이유로 지목된다. DW는 RT가 독일 내에서 친(親)러시아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는 ‘러시아 정부의 선전 도구’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마르가리타 시모냔 RT 편집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 규제기관이 DW 자체 웹사이트 방송을 금지하는 것과 같다”며 “허무맹랑한 소리이며 방송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로 러시아에서 공인한 독일 언론에 대한 보복 조치를 시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러시아에 있는 독일 언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RT는 독일 규제 기관의 결정에 대해 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