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검찰 청구한 집행유예 취소 인용
인천 옹진군 백령도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서해 최북단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모터보트를 훔쳐 북한으로 넘어가려다 붙잡힌 40대 남성이 석방 석달 만에 재차 월북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인천지법 형사4단독 윤민욱 판사는 최근 검찰이 청구한 A(40)씨의 집행유예 취소 사건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6월 월북을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친 A씨는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과 절도 및 수상레저안전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A씨는 석방 석달 뒤인 지난해 12월 백령도에서 재차 월북을 시도했다. 월북 시도 한 달 전에는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를 찾아 월북 경로를 파악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A씨는 집행유예 선고 당시 받은 보호관찰 명령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보호관찰관으로부터 외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집 전화기 설치 요구를 받았으나 2주 넘게 설치하지 않았다. 정신질환 치료를 받으라는 지시도 따르지 않았다. 또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외출 금지 조건도 18차례 위반했다.
윤 판사는 "피고인은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집행유예라는 선처를 받았는데 준수사항을 위반했다"며 "위반 정도가 무거워 집행유예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16일 오후 8시쯤 백령도 용기포신항에서 키가 꽂혀 있는 상태로 정박된 1.33톤짜리 모터보트를 훔쳐 월북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조작 미숙으로 5m 정도 이동 중 표류하던 A씨는 용기포신항 인근 해상에 떠있던 준설선에 옮겨 탔다. 준설선에서 잠이 들었다가 선원에게 발견된 A씨는 모터보트 소유주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양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12일과 28일에도 렌터카를 이용해 파주시 통일대교 남문을 통해 월북하려다 초병에게 두 차례 제지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난해 월북 직전까지 정수기 판매회사에 다녔으나 기소 당시에는 무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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