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캡틴' 손흥민(토트넘) 없이 출격한 중동 원정 2연전을 승리로 마무리하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한국은 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에서 시리아를 2-0으로 이겼다. 6승2무(승점 20)가 된 한국은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도 6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외국인 감독으로는 최초로 월드컵 예선부터 출발해 본선 무대까지 밟은 지도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2018년 8월 22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높은 점유율과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 축구'를 추구했다. 처음엔 반발이 컸다. 지난해 3월 일본과의 친선전에서 0-3으로 완패한 뒤엔 비판이 최고조에 달했다. 서울과 수원에서 열린 최종예선 1, 2차전 이라크(0-0 무), 레바논(1-0 승)전 이후에도 반응은 비슷했다. 더 늦기 전에 벤투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사령탑으로 본선 진출을 노려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하지만 벤투호는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졌다. 빌드업 축구가 선수들 사이에 녹아들기 시작하면서 높은 점유율이 점수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7일 시리아와의 3차전이 손흥민의 극적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로 끝나고, '원정 팀의 무덤'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1-1로 비기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뒤이어 11월 아랍에미리트(1-0 승), 이라크(3-0 승)전에서 한층 완성된 조직력을 보여주면서 벤투 축구가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올겨울 터키 전지훈련을 통해선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국내파를 중심으로 이뤄진 훈련을 통해 누가 출전을 하더라도 '한국 스타일'로 경기를 할 수 있는 체계가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튼)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맞이한 중동 2연전은 나름의 위기였다. 그동안 거의 모든 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던 벤투 감독은 각각 원톱이던 조규성과 황의조를 투톱으로 기용하는 변칙을 줬고, 전략은 적중했다. 국내파들의 고른 활약도 돋보였다.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벤투호는 이제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를 위한 준비를 진행한다. 이제 목표는 월드컵 본선 16강이다. 아시아 무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최종 예선에서 보여준 성적과 경기력이 유럽이나 남미 세계의 강호들과의 경기에서도 이어지게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한편 대표팀은 3월 24일 이란과의 9차전, 3월 29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최종전을 치르며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을 마무리한다. 본선 조 추첨은 4월 1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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