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우리 무기 우수성 인정받아" 평가
호주 수출금액의 2배 수준... 역대 최대 규모
국산 K-9 자주포의 2조원대 이집트 수출이 마침내 성사됐다. 우리 군이 2000년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인 K-9 자주포는 사거리가 40㎞에 달하고 1분당 6발을 쏠 수 있다. 최대속력도 시속 67㎞를 넘어 신속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계약은 2조 원이 넘어, K9 자주포로서는 최대 규모의 수출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방위사업청은 1일(현지시간) 한화디펜스가 현지 포병회관에서 이집트 국방부와 양국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K-9 자주포 수출계약에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은 지난달 호주와 체결한 K-9 자주포 수출금액(1조원대)의 약 2배 수준인 2조원 이상이다. 이는 K-9 자주포 수출 규모 중 역대 최대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이번 수출로 K-9 자주포는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에 이어 중동·아프리카 지역 첫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운용국이 이집트까지 9개국으로 늘어나면서 '명품 무기체계'라는 기술력도 인정받게 돼 향후 다른 국가로의 수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출은 10여 년이 넘는 장기간 협상을 통해 이루어낸 결실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청와대 안보실을 '콘트롤 타워'로 범정부 협업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면서 협상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작년 8월 이집트 방문 계기 엘시시 대통령을 예방하고 K-9 자주포의 우수성을 설명했고, 강은호 방사청장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다섯 차례 현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달 19∼21일 문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 기간 최종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순방 기간 최종 계약에 이르진 못했다. 이에 막판 협상에서 양측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 후에도 업체 및 정부 대표단 중 일부가 현지에 남아 협상을 지속한 결과, 우리 측에서 추가 양보없이 제시한 최종안을 이집트 측에서 수용해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고 한다.
설 연휴 전해진 극적 수출 성사 소식에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선물하기 위해 명절 연휴를 반납하고 노력을 기울여 온 관계자들의 수고가 많았다"며 노고를 치하했다고 이날 청와대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무기를 일방적으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국과의 기술 협력과 현지 생산을 통해 서로 이득이 되는 방향을 취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양국 상생 협력의 모범적인 사례가 됐다"며 "계약이 이루어지기까지 방산업체(한화디펜스)와 방사청뿐 아니라 국방부, 합참, 육군, 국방과학연구소, 더 나아가 외교부, 산업부, 수출입은행 등이 유기적인 협력을 하면서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원팀 정신이 돋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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