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2명 부검에 빈소 못 차려
유족들 "거처 라도 마련해 달라"
실종자 1명은 아직 발견 못해
"우리도 처음 겪는 일이니까 너무 경황이 없는 거예요. 어디 거처도 없고 계속 기다리기만 하니까 답답해서…."
경기 양주시 석재채취장 매몰사고로 사망한 굴삭기 기사 김모(55)씨의 동생 A씨는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김씨가 안치된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이틀째 아직 빈소를 차리지도 못했다. A씨는 "경찰 말로는 부검이 끝나야만 시신을 양도받을 수 있는데 언제 끝날지 모른다더라"며 "여기 마땅히 머무를 수 곳도 없고 어머니도 모셔오느라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인 29일 오전 10시쯤 경기 양주시 도하면 은하리 삼표산업 석재채취장에서 토사가 붕괴돼 작업자 3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색작업으로 전날 오후 1시44분쯤 천공기 인근에서 천공기 작업자 정모(28)씨, 오후 4시9분쯤 굴삭기 운전석 안에서 김씨가 구조돼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모두 사망했다.
이날 병원에서 삼표산업 측과 만난 유족들은 회사의 사고 수습 방식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장례라도 치를 수 있게 해줘야지 고인을 병원에만 두게 하고 왜 절차를 제대로 말해주지 않느냐",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지 명확하게 말을 해 달라"고 토로했다.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던 삼표 관계자는 "부검이 길어지거나 이후 절차가 오래 걸리면 유족분들이 지낼 만한 공간을 최대한 빨리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사망자 2명에 대한 부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31일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된 1명 어디에… "펌프 묻혀 수색 어렵다"
소방당국은 전날부터 밤샘 작업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실종된 정모(52)씨를 찾지 못했다. 앞서 근로자 2명이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 반경을 넓혀 왔고, 오전에는 매몰지 서쪽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굴삭기 10대 등 장비 55대가 투입됐고, 소방 148명을 비롯해 동원 인원은 총 265명이다.
북부소방재난본부는 "탐색지점 주변에 펌프설비가 매몰돼 있어 구조작업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으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 운영 주체인 삼표산업은 중대재해처벌법 첫 수사 대상이 됐다. 삼표산업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이 확인되면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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