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삼성바이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바이오에피스) 지분 전체를 23억 달러(2조7,652억 원)에 사들인다고 28일 공시했다.
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바이오젠은 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15%(495억 원)의 지분을 투자했으며, 2018년 6월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바이오에피스 전체 주식의 '50% - 1주'인 1,034만 1,852주를 보유했다. 지분 매입을 마치면 삼성바이오의 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100%가 된다. 이번 계약은 1차 대금 10억 달러 납부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삼성바이오는 총 23억 달러 중 계약 체결 후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추가로 지급되는 '언 아웃(Earn-out)' 비용 5,000만 달러를 제외한 인수대금을 앞으로 2년간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에피스 지분 매입과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총 3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에피스 지분 매입이 바이오젠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바이오젠이 명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당장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에피스 지분 전량을 사들이면 10년 만에 바이오젠과의 지분관계는 청산된다. 다만 마케팅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 등 긴밀한 협력관계는 지속된다.
바이오젠은 현재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회사다.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가 4조5,000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고, 삼성바이오가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1심 재판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여부는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 혐의의 핵심 대목이었다.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여겨 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사로 바꾸고 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장부가액이 아닌 시장가치로 매겨 가치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2018년 5월 금융감독원이 특별감리 끝에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고 약 두 달 후인 6월 말 바이오젠은 바이오에피스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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