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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서 분석한 여경 혐오 이유는… "성별 직무 분리 관행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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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내부서 분석한 여경 혐오 이유는… "성별 직무 분리 관행 탓"

입력
2022.01.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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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연구용역 최종 보고서 입수>
여경 배려로 경찰 활동에 차별적 제약 존재
여성 기동대 등 '편한 자리' 왜곡 인식 확산
온정적 성차별 따른 업무 분장 관행 피해야
돌발 상황 대처 위한 훈련 내실화도 제언

임기 2년 미만의 신임 경찰관이 지난해 12월 현장 대응력 강화 특별교육을 받고 있다. 충북경찰청 제공

임기 2년 미만의 신임 경찰관이 지난해 12월 현장 대응력 강화 특별교육을 받고 있다. 충북경찰청 제공

경찰 내 성별 분리 채용과 직무 분리 관행이 현장에서 여경을 배제하는 동시에 여경의 직무 수행 능력을 비하하는 '여경 무용론' 확산을 초래했다는 경찰청의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일보가 27일 입수한 경찰청의 '여성 경찰 혐오 담론 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 용역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여경 무용론에 대해 "'경찰=물리력=남성의 능력'이라는 잘못된 인식에 기반해 모든 여경을 무능력한 존재로 폄훼하는 현상"이라며 "여경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모욕감을 주는 현상으로 허용해선 안 되는 인권침해"라고 규정했다.

연구팀은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여경과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2만657건과 언론보도 2,326건을 집중 분석했다. 만 34세 미만 청년 경찰 41명과 관리자 6명을 상대로 초점 집단 인터뷰(FGI)를 통해 경찰 내부의 인식도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경 무용론 확산에는 경찰의 성별 직무 분리 관행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담론의 기본 전제인 '경찰=물리력 행사=남성'이라는 도식은 경찰 활동을 위한 직무 배치에서 여성의 참여를 배제하는 논리가 됐다"며 "여경은 대여성업무 전담으로 인식돼 부가적 필요에 의해서만 채용되고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상이한 근무 형태를 취하는 여성 기동대가 구성됐고, 여성들이 '편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왜곡된 인식을 초래하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고 봤다.

실제 경찰 업무는 여성과 남성 기동대를 구분하고, 여경에게 여성 시민 대응 업무를 추가로 할당하거나 가정 폭력과 성폭력 피해자 조사를 일임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업무 분장을 할 때 기본적으로 남성 중심 업무를 전제로 한 후 여성 대응 업무에 여경을 배치하는 식으로 성별화됐다는 것이다.

여성에게 동등한 경찰 활동 참여 기회를 주지 않는 기성 세대 경찰관들의 관행도 '여경 무용론' 인식을 강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여경에 대한 조직 내 온정적 성차별에 대해 청년 남성들은 '역차별'로 인식했고, 청년 여성들은 '배려라는 이름의 배제'로 문제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여경 무용론 해소를 위해 기존의 성별 분리 인력운용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고 결론냈다. 연구팀은 "임신, 출산, 자녀양육 책임이 없는 구성원을 전제로 하는 남성 중심적 근무 관행 및 비합리적 경비 업무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관리자는 온정적 성차별주의를 벗어나 인력을 배치하고, 남녀가 동등하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등 근무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팀은 현장 대응 훈련의 내실화도 강조했다. 연구팀은 면접 참여자들의 면담 결과를 인용해 "기본적으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나 흉기를 든 범죄자를 물리력만으로 제압하는 것은 남녀를 떠나 어려운 일"이라며 "현장 교육으로 체포술 훈련과 무도 훈련 등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의사소통 능력과 자원활용 능력, 지형지물 파악 능력과 협업 능력, 돌발상황 대처 능력 등 다차원적인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실질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 밖에 악의적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한 뒤 편집해 유포하는 행위로부터 경찰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도 제안했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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