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카카오페이 3개월 의무확약 끝나
6일엔 카카오뱅크 6개월 종료까지
2022년 1월 증시는 개인투자자에게 '악몽의 달'로 기억될 것 같다. 전통적으로 연초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린다는 이른바 '1월 효과'는커녕, 공포와 투매, 폭락이 지배한 한 달이었다. 그 중심엔 '카카오 형제들'이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2년 사이 개미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으며 국민주로 우뚝 섰건만, 지난해 정부의 플랫폼 규제를 시작으로 미국발(發) 긴축 우려,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 등 각종 악재에 휘말리더니 최근 주가는 추풍낙엽처럼 곤두박질쳤다.
카카오 -51%, 카카오뱅크 -57%, 카카오페이 -49%. 지난해 고점 대비 낙폭(지난 28일 기준)만 봐도, 그간 개미들의 시련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이번 설 연휴가 끝나면 맏형 카카오를 제외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대거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
의무보유확약은 기업공개(IPO) 시 기관투자가가 배정 받을 주식을 일정 기간 자발적으로 보유하기로 약속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상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이 큰데, 대신 이를 통해 기관투자자는 공모주를 우대해 배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끝나면 시장에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어 주가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2월 3일 상장 3개월 차인 카카오페이의 주식 222만2,087주에 대한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된다. 3월과 4월엔 각각 17만874주, 13만4,199주, 상장 6개월째인 5월에는 169만7,924주에 대한 의무보유 기간이 끝난다. 카카오페이의 현 주가(12만6,000원)는 공모가(9만 원) 대비 40% 상승한 상태다.
어느새 주가가 공모가(3만9,000원) 수준에 근접한 카카오뱅크(4만1,000원)의 국내 및 외국인 기관투자자는 상장 6개월 째인 2월 6일부터 의무적으로 보유하겠다고 약속했던 물량을 매도할 수 있게 된다. 상장 당시 이들이 약속했던 6개월 의무확약보유 물량은 1,326만150주로, 이는 카카오뱅크 전체 상장 주식 수(4억7,516만 주)의 2.79%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지난해 11월 6일 3개월 의무보유 확약이 해제됐던 카카오뱅크는 5일(-4.67%)과 8일(-2.8%) 주가가 급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게임 대장주 크래프톤에 대한 6개월 의무확약보유 물량도 2월 10일부터 매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49만8,000원)를 크게 밑돌며 부진한 만큼, 기관투자가의 매도 가능성(손절)은 크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또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해 11월 10일 상장 3개월째 405만 주(기관과 벤처캐피털 물량을 합한 것)에 달하는 물량의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됐지만,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되레 주가가 4%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대어급 IPO로 시장에 입성해 투자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던 만큼, 최근 이들 기업의 주가 부진을 보는 개인투자자들의 속은 쓰리기만 하다. 하지만 상장 당시 주가 고평가 논란도 적지 않았던 만큼, 수급 이슈를 예의주시해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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