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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3세 진보 대법관 퇴임 예고... 첫 '흑인 여성' 대법관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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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3세 진보 대법관 퇴임 예고... 첫 '흑인 여성' 대법관 탄생하나

입력
2022.01.2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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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어 대법관, 6월 대법원 회기 종료 후 은퇴
바이든 대통령, 51세 흑인 여성 판사 지명 유력

오는 6월 퇴임을 예고한 스티븐 브라이어 미국 연방대법관. AP 연합뉴스

오는 6월 퇴임을 예고한 스티븐 브라이어 미국 연방대법관. AP 연합뉴스


83세의 진보 성향 미국 연방대법관 조기 은퇴 소식이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보수 6 대 진보 3, 보수 우위 미 대법원 구성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흑인 여성’ 대법관을 지명해 정국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NBC,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26일(현지시간)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이 오는 6월 은퇴할 계획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4년 지명해 28년째 대법원에서 일해온 브라이어 대법관은 9명의 대법관 중 가장 나이가 많다. 그는 낙태권 보호 등 여성과 성소수자 권리 증진에 앞장섰고, 총기 휴대와 사형제에 반대한 대표적 진보 성향 대법관이었다.

미국의 대법관은 종신직이다. 사퇴 또는 사망으로 결원이 발생해야 새 대법관이 나온다.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 재임 때 물러나야 후임자를 같은 성향의 대법관으로 뽑을 수 있다.

특히 상원 인준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 대 50석으로 상원을 반분하고 있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 자격으로 ‘캐스팅보트(가부 동수 시 의장의 결정권)’를 행사할 수 있어 민주당이 우위인 구도다. 이런 정치 상황을 고려해 브라이어 대법관도 6월 대법원 회기 종료 후 물러나려 하는 것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조기 퇴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후임자로는 51세의 흑인 여성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 워싱턴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브라이어 대법관 재판연구원(클럭)으로 일했고 지난해 3월 바이든 대통령이 현직에 지명했다. 법무차관 출신 론드라 크루거 캘리포니아주 대법관도 후보 중 한 명이다.

WP에 따르면 역대 미 대법관 중 백인 남성은 108명이었던 데 반해 흑인 남성은 2명에 그쳤다. 또 여성 대법관은 현직 대법관 3명을 포함해 모두 5명뿐이었다. 흑인 여성 대법관은 아직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기간 공약으로 흑인 여성을 대법관으로 지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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