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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생각하게 한 팬데믹, 내 노래에 자신감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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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생각하게 한 팬데믹, 내 노래에 자신감 생겨"

입력
2022.01.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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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뉴욕 메트오페라 주역 데뷔 소프라노 박혜상
내달 5일 예술의전당 독창회… "클래식 속 자유로움"
동시대 문제 다루는 현대 오페라에 대한 관심도

소프라노 박혜상이 내달 5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Amore & Vita(아모르 앤드 비타·사랑과 삶)'이란 주제로 독창회를 연다. 크레디아 제공

소프라노 박혜상이 내달 5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Amore & Vita(아모르 앤드 비타·사랑과 삶)'이란 주제로 독창회를 연다. 크레디아 제공

딱 5년이 걸렸다.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국내 오페라 주역 데뷔를 한 소프라노 박혜상(33)이 세계 오페라의 중심지라 불리는 미국 뉴욕 메트오페라 주역을 맡기까지. (본보 기사 '도밍고의 그녀, 줄리엣으로 돌아오다' 참고) 지난달 오페라 '마술피리'의 여주인공 파미나 역으로 무대에 선 그는 "곱게 짠 비단 같은 아름다운 목소리"(뉴욕타임스)라는 찬사를 들었다. 그 사이 박혜상은 학교(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세계적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2020년 데뷔 앨범도 발표했다.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았다. 2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혜상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주변의 죽음을 겪고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예정됐던 무대가 줄줄이 취소되고 주변인의 죽음을 보며 우울한 시간도 보냈다. 하지만 차츰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연습도 하고 책을 읽으며 '나를 쌓는 시간'을 만들어갔다. 쉼표 같은 시간이 불쑥 찾아온 것이다.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그는 "죽는 순간 후회하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오히려 나를 사랑하게 되고 자신감도 붙었다"고 설명했다. '살아남기 위해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위축됐던 모습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충분하다(I’m enough)'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변화의 순간에 내놓은 것이 데뷔 앨범 '아이 엠 헤라(I AM HERA)'였다.

소프라노 박혜상이 지난달 14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파미나 역을 열연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오페라 제공

소프라노 박혜상이 지난달 14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파미나 역을 열연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오페라 제공

박혜상은 내달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Amore & Vita(아모르 앤드 비타·사랑과 삶)'를 주제로 독창회를 연다. 이 역시 자신이 겪은 긍정적 변화의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 전하는 자리다. 최근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클래식적 구조는 갖추되 자유로움이 있는 곡을 주로 선택했다. 특히 헨리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아이네아스' 중 '내가 대지에 묻힐 때'를 무대에서 첫선을 보이는 데 설렘이 크다. "성악가에게 가사는 매우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서는 작곡가가 만든 음정 하나하나에 어떤 감정을 넣을지 생각해야 해요. 특히 이 노래는 한음 한음에 더 빠져 부르게 되는 곡이에요."

현대 오페라에 대한 애정도 크다. 그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사회를 표현하는 오페라 작품들도 해보고 싶다"며 "다음 국내 독창회에서는 이런 곡들도 한두 곡 선보이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보다 다양한 것들을 국내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반대로 해외에서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열심이다. 앨범에도 '시편 23편',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등 한국 가곡 2곡을 넣어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외국에는 한국 문화를, 한국에는 외국 문화를 전하는 데 힘쓰고 싶어요. 제 역할이 그런 게 아닐까요."

박혜상 독창회는 3월 25일 대구 달서아트센터, 26일 고양아람누리에서도 열린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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