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확정 문제를 놓고 수도권 지자체들이 갈등을 빚은 데 이어, 이번 대선 정국에서도 이들이 또 신경전을 치를 분위기다. 대선 정국에서 대선 후보와 정당이 표를 노리고 중구난방으로 안을 내놓은 여파다.
26일 경인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4일 GTX-D 노선을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연결해 정상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국토교통부가 작년 6월 확정한 노선(김포 장기~검단~계양~대장~부천종합운동장~신도림~여의도~용산)을 수정한 안으로, 앞서 경기도가 제안했던 안이다.
그러나 이 공약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민주당은 GTX-D 노선에 인천국제공항~청라~가정~계양~부천종합운동장 노선을 반영해 Y자 형태로 추진하겠다고 선회했다. Y자 노선은 앞서 인천시가 정부에 건의했던 안이다.
검단과 김포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Y자 노선이 이 후보 당초 공약 안보다 사업비가 많이 들고 공사 기간이 긴 데다 기점이 2개가 되면서 배차 간격 증가 등도 예상되는 탓이다. Y자 노선 사업비는 9조5,000억 원가량으로, 이 후보 공약안(약 6조4,000억 원)보다 3조 원이 더 든다. 인천검단신도시총연합회는 "GTX-D 노선은 최초 공약에 없었으나 지역구 의원 요청으로 끼워 넣은, 표를 얻기 위한 쪽지 공약"이라며 "이 후보의 GTX 공약은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는 졸속 공약이라는 것을 자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GTX-D Y자 노선의 수혜 지역인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Y자 노선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카페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 서부권 교통망 확충을 위해 Y자 노선을 반드시 반영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4월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 연결하는 일명 '김부선'안을 발표했다가 '강남 직접 연결'을 기대해온 인천 서구·중구 영종·김포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정치권도 연일 공격을 가하자 국토부는 노선이 확정된 GTX-B 선로를 공유해 용산까지 연결하는 절충안을 지난해 6월 내놨다.
GTX-E 노선(인천공항~시흥·광명신도시~사당~신사~구리~포천) 신설 공약도 도마 위에 올랐다. GTX-D Y자 노선과 일부 구간이 겹치는 데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제2경인선(인천 연수구 청학동~시흥~광명~구로~노량진)과도 일부 중복되는 탓이다. 민주당은 GTX-E 노선 신설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제2경인선을 우선 추진하고 이후 인천시와 협의 후 노선을 확정하겠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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