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죄책 가볍게 평가할 수 없어"
국내에 머물던 브룩스 선고 후 출국
지난해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에서 투수로 뛴 애런 브룩스. 기아 타이거즈 제공
대마젤리 등을 밀수하고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투수 애런 브룩스(32)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해 8월 구단으로부터 퇴단 조치된 브룩스는 국내에서 머물다가 최근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이규훈)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 KIA 소속 투수 브룩스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브룩스가 밀수한 액상대마가 든 전자담배용 카트리지(대마 카트리지) 3개와 대마젤리 30개를 몰수하고 10만원을 추징했다.
브룩스는 지난해 7월 28일 대마 카트리지 3개와 대마젤리 30개(100g)를 미국에서 몰래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3월 31일 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대마 제품을 주문했으며, 사이트 운영자는 대마 제품을 검정 비닐 지퍼백에 넣어 국제등기우편으로 보냈다가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브룩스는 지난해 8월 초 광주시 서구의 한 공원에서 담배 형태로 제작된 대마를 피운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마약류는 환각성, 중독성 등으로 인해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에 끼치는 해악이 매우 크다"며 "특히 해외에서 마약류를 수입하는 범행은 마약류의 국내 공급·유통을 증가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죄책을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의 대마 수입 범행은 개인 흡연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수입한 대마도 모두 압수됐다"며 "지난해 8월 8일 채취한 피고인 모발에 대한 감정 결과 대마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점에 비춰 지속적으로 대마를 흡연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브룩스는 지난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출국 소식을 알렸다. 그는 비행기에서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나와 나의 가족을 응원해준 모든 한국 팬들에게 감사 드린다"며 인사를 남겼다.
KIA는 지난해 8월 브룩스로부터 마약류 밀수 등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는 사실을 통보 받은 뒤,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하고 KBO 사무국에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했다.
당시 브룩스는 "한국에선 대마초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문제가 된 전자담배는 대마초 성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주문했다"며 "나의 과실로 팬과 구단, 팀원의 명예를 실추시키게 돼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브룩스는 퇴단 조치된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국내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라 선고를 받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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