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유재석의 MSG워너비 말고 올 설엔 'M·S·T 워너비'

'얼라이브'에서 인공지능으로 복원된 울랄라세션 임윤택. 티빙 제공

'M·S·T'.

올 설 연휴 TV와 OTT에서 새로 선보이는 특집 프로그램의 키워드다. 추억(Memory)과 운동(Sports)을 주 소재로, 10대(Teenager)의 당찬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잇따라 시청자를 찾는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MSG워너비'와 함께 추억의 노래로 지난해 여러 세대의 공감을 샀다면, 올 설엔 'MST워너비' 콘셉트의 프로그램들이 온 가족에 소통의 다리를 놓는다.

설 특집 '조선팝어게인 송가인'. KBS 제공

'한국 속의 세계' 송가인, '오디션의 전설' 임윤택

옛것을 돌이켜보며 새로운 길을 찾는 '온고지신' 프로그램들은 이번 설 연휴 안방극장에 꾸준히 군불을 지핀다.

호랑이띠인 송가인은 임인년 호랑이해 설에 KBS2 '조선팝 어게인 송가인'(2월 1일 오후 6시 20분)을 통해 신명나는 무대를 선보인다. 송가인은 무형문화재 제72호로 지정된 명인이자 어머니인 송순단씨를 비롯해 스승인 박금희 명창, 남상일 명창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KBS 국악관현악단과 세종 채향순 전통예술단 그리고 유희스카 등과의 협연으로 국악과 트로트를 아우르는 무대를 펼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탄 오영수가 "한국 속의 세계"라고 밝힌 수상 소감처럼,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게 제작진의 각오다.

이번 연휴엔 2013년 요절한 그룹 울랄라세션 임윤택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토종 OTT인 티빙은 '얼라이브'(28일 공개)에서 인공지능(AI)으로 임윤택을 복원했다. 첨단 디지털 기술로 재생된 임윤택은 2011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3에서 심사위원으로 연을 맺은 이승철과 함께 '서쪽 하늘'을 부른다. 최근 온라인에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임윤택은 흰 셔츠를 입고 생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열창한다. 그런 임윤택을 본 가수 박선주는 깜짝 놀라며 그의 귀환을 반긴다. 임윤택의 디지털 부활엔 1년여의 긴 시간이 투입됐다.

다 같이 모여 옛일을 함께 추억하는 건 명절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KBS1은 두 편의 추억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모두의 첫 사회생활, 학교의 풍경을 시대별로 담은 '추억의 학창 시절'(2월 1일 오전 9시 40분)과 경부고속도로와 지하철 개통을 통한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 문물 전파기'(2월 2일 오전 9시 40분)이다.

설 특집 탁구 예능 '올탁구나'에서 은지원과 강호동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tvN 티저 영상 캡처

'탁구왕' 강호동, 올 설 "영미!" 새 열풍의 여주인공은

이번 설 연휴엔 씨름 대신 탁구, 컬링, 농구 등 다양한 운동 예능이 시청자를 설레게 한다.

'천하장사' 강호동은 '탁구왕'에 도전한다. "옛날의 내가 아니다"라며 도발하는 '예능 앙숙' 은지원과 tvN '올 탁구나!'(31일 오후 8시 40분)에서 '진심'으로 탁구 대결을 벌인다. 탁구 국가대표 출신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의 회장을 초대해 오디션을 열고 '올 탁구나!'에 합류할 연예계 탁구 능력자도 뽑는다. 이 탁구팀에 지원한 박은석 등이 숨겨진 운동 실력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댄서 오디션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댄서 가비가 빙판에서 컬링을 하고 있다. MBC 제공

연예계에선 '여성 컬링 리그'가 들어선다. MBC '얼음과 돌의 노래-컬링 퀸즈'(1월 31일~2월 1일 오후 8시)는 각계 전문 여성들로 이뤄진 '맘마미아'(배우)와 '영앤치카'(댄서팀), '어나더레벨'(아나운서팀), '스트릿 골프 파이터'(골프 선수팀) 등을 꾸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뜨겁게 달궜던 컬링 열풍의 부활을 노린다. 컬링판 '골 때리는 그녀들'인 셈이다.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좀비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넷플릭스 제공

좀비 바이러스 퍼진 학교, 주식 투자... '00년생'의 세계

이번 설의 숨은 주인공은 '00년생'이다.

넷플릭스는 설 연휴에 맞춰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28일 공개)을 선보인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을 내세워 새로운 공포를 보여준다. 좀비를 소재로 한 장르물을 넘어 한국 교육 시스템의 모순과 학교라는 공간의 날 선 풍자로 공포는 극대화된다. '00년생'의 현실을 들여다볼 기회다.

설 특집 예능 '자본주의 학교'에 출연한 가수 신해철의 아들 신동원군과 딸 신하연양. KBS2 제공

'대한민국 10대 국영수는 상위권, 경제는 낙제'. KBS2 설 특집 '자본주의 학교'(1월 31일 오후 9시 50분, 2월 1일 8시 10분)는 예고 영상에 이런 문구를 띄우며 10대들의 자본주의 생존법을 알려준다. 국영수에 치여 많은 학생이 일상생활엔 꼭 필요한 경제금융 상식을 모른 채 세상에 나가고, 대부분 부대낀다. 그 서툰 아이들의 경제생활을 돕고, 좌충우돌을 가감 없이 보여줘 웃음을 주는 신개념 아이들 경제 예능이다. 가수 신해철의 딸과 아들, 농구 선수 출신 현주엽의 두 아들, 방송인 현영의 딸이 이 학교에 입학해 주식 투자 등을 경험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