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킹메이커’와 ‘해적: 도깨비 깃발(해적2)’은 설 연휴 극장가 ‘빅2’다. 제작에 100억 원 이상이 들어갔고, 유명 배우들이 호연을 펼친다. 두 영화가 가장 두드러지지만 이 밖에도 명절 대목을 겨냥해 새로 선보이는 영화가 적지 않다. 빅2를 제외하고도 14편이 개봉했다. 중국 영화에다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까지 극장가 ‘상차림’이 풍성하다.
가족애 그린 장이머우 신작
시네필이라면 중국 거장 장이머우 감독의 신작 ‘원 세컨드’가 눈에 띌 만하다. 1970년대 문화대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내와 소녀를 통해 가족애를 그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떠돌이 사내 장주성이 주인공이다. 주성은 6년 전 헤어진 딸이 영화 시작 전 상영하는 뉴스 영상에 나온다는 말을 듣고 이를 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는 곤경을 벗어나기 위해 필름을 훔치려는 소녀 류가녀와 마주치고 서로 갈등하다 부녀 같은 관계를 맺는다.
‘원 세컨드’는 최근 대형 역사극에 경도됐던 장이머우 감독의 예전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영화다. 무지렁이 같은 인물의 사연으로 역사를 들춘다. 지난 세기 대중에게 위로이자 희망이고 즐거움이었던 영화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책상 서랍 속의 동화’ ‘집으로 가는 길’(1999) 등 소박한 사람들을 통해 비범한 이야기를 전했던 장이머우 영화들에 매혹됐던 영화팬들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다.
영화로 떠나는 역사 탐험
역사를 진지하게 돌아보는 영화들과 만날 수도 있다. 프랑스 애니메이션 ‘1975 킬링필드, 푸난’(감독 드니 도)과 다큐멘터리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감독 김진홍)이다.
‘1975 킬링필드, 푸난’은 공산주의 무장단체 크메르루즈가 캄보디아를 장악한 1970년대를 배경으로 야만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평범한 삶을 살던 한 가족의 고난을 통해 학살이 일상이던 시대의 비극을 전한다. 프랑스 유명 배우 베레니스 베조, 루이 가렐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2018년 제42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담았다. 김 전 대통령이 유신 정권의 납치, 신군부에 의한 사형선고 등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면서 독재 정권에 맞섰던 이야기를 여러 자료화면과 관련자 증언을 통해 돌아본다. 대선을 눈앞에 둔 정치의 계절, 정치의 의미를 되짚는 다큐멘터리다.
설날은 역시나 웃음이라면
명절에는 역시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는 관객들을 위한 차림표도 있다. ‘효자’(감독 이훈국)와 ‘트로트는 인생이다’(감독 투케이).
‘효자’는 좀비물이다. 태풍으로 어머니 산소가 훼손된 5형제의 사연을 공포와 웃음을 섞어 전한다. 부서진 관에서 사라졌던 어머니 시신은 좀비가 되어 나타나고, 5형제는 뒤늦은 효도를 하기 위해 좌충우돌하게 된다.
‘트로트는 인생이다’는 트로트 음악에 삶을 건 인물들의 웃기고도 서러운 이야기를 그렸다. 트로트 듀오인 경진(김경진)과 동찬(김동찬)이 새 멤버를 영입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벌어지는 사연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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