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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동유럽 육해공 추가 배치, 화웨이식 경제 제재...러시아에 고삐 죄는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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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동유럽 육해공 추가 배치, 화웨이식 경제 제재...러시아에 고삐 죄는 美

입력
2022.01.24 16:30
수정
2022.01.24 22: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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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상황 긴박...美, 현지 철수 명령
NYT "미군 최대 5000명 러 인근 추가 배치"
"美 바이든 정부, 군사대응 자제 기조 변화하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면서 직원 가족 철수령이 내려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미국대사관 전경. 키예프=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면서 직원 가족 철수령이 내려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미국대사관 전경. 키예프=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대응이 긴박해지고 있다. 미국은 현지 대사관 직원 가족 철수와 자국인 철수 권고로 전시 상황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 전략산업을 겨냥한 수출통제 제재 방안에다 동유럽에 미군 병력을 1,000~5,000명 파견하는 군사 대응책까지 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 지원용 무기도 현지에 속속 도착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3면 포위망을 유지하면서 전쟁의 먹구름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군사행동 위협이 지속되면서 미 정부가 직접 고용한 인력에게 자발적 출국을 허용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소재 대사관 직원 가족에게 출국을 명령했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체류 미국인에게도 현지에서 떠날 것을 권고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조치가 현지 대사관 철수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쟁 발발 등 급박한 상황이 예상될 경우 대사관 직원 가족 철수부터 해왔던 미국의 전례를 볼 때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영국도 24일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절반 철수를 시작했고 호주 역시 직원 가족 철수에 들어갔다. 미 국무부는 또 러시아를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경제와 군사 압박 카드도 꺼내 들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22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병력 1,000~5,000명과 전함, 항공기 등을 동유럽과 발트해 인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원국에 파견하는 방안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추가 파견 병력은 구소련 국가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의 동부전선이자 러시아와 맞닿은 나라에 미군 전력을 추가해 러시아를 직접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선택지에는 또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할 경우 병력 파견 규모를 10배로 늘리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NYT는 소개했다. NYT는 이 같은 움직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에 대한 미국 정부의 군사 대응 자제 기조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나토 역시 회원국인 덴마크,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가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에 함정, 전투기 배치를 검토하거나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병력 배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군사 대비 옵션 중 우크라이나 본토에 미군 병력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NYT는 덧붙였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 후 미군이 전쟁에 직접 휘말리는 것은 원하지 않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기존 입장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해 전면전으로 이어진다면 미군도 어쩔 수 없이 분쟁에 말려들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 서부에는 미군 군사고문단 150명이 나가 있다. 전투병력이 아닌 훈련 지원 명목으로 주둔 중이다.

이날 우크라이나에는 미국의 2차 지원 무기가 도착했다고 미 CNN이 전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트위터에 "미국의 우리 친구들로부터 우크라이나 방위력을 강화해줄 무기 80톤 이상이 도착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라고 알렸다. 미국은 2억 달러 상당의 군사원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외곽 보리스필 국제공항에서 미국이 지원한 군 장비가 하역되고 있다. 보리스필=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외곽 보리스필 국제공항에서 미국이 지원한 군 장비가 하역되고 있다. 보리스필=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항공우주 등 러시아 전략산업에 피해를 입히기 위해 새로운 수출통제를 구사하겠다고 압박 중이라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러시아를 국제금융정보통신망(SWIFT)에서 배제해 국제금융 수출입 결제를 차단할 수 있다는 금융제재 방안을 경고한 상태다.

여기에 중국 정보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적용했던 경제제재 수단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미국의 기술이나 부품이 하나라도 쓰인 제품은 세계 어디에서 생산됐든 러시아 반입을 전면 금지시키는 방식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3일 CNN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1명만 더 우크라이나에 공격적 방식으로 들어가도 신속하고, 엄중하고, 단합된 미국과 유럽의 대응이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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