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서 미국 역할 묻자
"적절한 때는 이미 한참 지났다" 바이든 비판
"시진핑, 김정은도 이번 미국 지켜본다" 경고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이 지역 긴장완화와 관련해 “적절한 때는 이미 한참 지났다”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 1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군사위협을 사실상 방치했다며 "푸틴은 바이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진정시킬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년 러시아의 위협을 사실상 허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에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을 요구하자 바이든 행정부는 아무 대가도 받지 않고 연장해줬다”고 비판했다.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은 2010년 미러 간 체결된 새로운 포괄 핵무기 감축 협정으로, 지난해 2월 5년 연장됐다. 당시 미국 내에선 러시아의 신무기 억제가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그는 “러시아 해커조직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을 해킹했을 때도 바이든 정부는 러시아 측에 16개 분야에 대한 해킹 금지 목록을 주면서 나머지 분야에서는 가능하도록 인식시켰다”고 꼬집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이후 탈레반이 재점령하게 됐다는 점도 미국을 얕잡아보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진단했다. 그는 “이런 순간들에 바이든 행정부가 (대외적으로) 억제력을 보여줬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9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직화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이동하면 이는 침공”이라고 정의한 것도 문제 삼았다. 푸틴 대통령이 이 발언을 악용해 “러시아는 조직화된 군을 보낸 적이 없다”고 발뺌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금이라도 미국이 억제력을 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한 명의 러시아 군인이라도 공격적인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면, 미국의 심각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 경고한 점을 거론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실제로도 강경한 대응을 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에 위협이 됐을 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드론으로 그를 암살한 것을 일례로 들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와 같은 국가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의지가 있는지 사람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 시진핑이나 (북한) 김정은, (이란) 아야톨라뿐 아니라 대만, 이란, 중국 국민들이 함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국이 응징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나 북한, 이란 등도 미국을 우습게 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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