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 게임사, 블록체인 시장 선점 나서
펄어비스·스마일게이트는 '마이웨이'
"플랫폼 vs 웰메이드 게임" 엇갈린 전략
연초부터 P2E(Play to Earn) 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게임사들의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위메이드와 컴투스가 앞서 나가는 가운데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도 앞다퉈 블록체인 플랫폼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반면 유독 조용히 게임 제작에만 집중하는 회사들도 있다. "P2E 진출보다 웰메이드 게임을 만드는 게 먼저"라는 나름대로 이유 있는 전략이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게임사들이 새 먹거리로 부상한 대체불가토큰(NFT)과 P2E 생태계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가장 앞서 나가는 건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내놓고 P2E 기능을 탑재한 '미르4'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동시접속자 100만 명을 넘기는 등 인기를 끌었다. 타사와의 제휴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위믹스 생태계 안에 다른 게임들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컴투스도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C2X를 구축 중이다. 컴투스가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서머너즈워' '낚시의신' 등 다양한 라인업의 게임이 P2E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블록체인에 무관심하던 크래프톤도 지난해 11월 NFT와 블록체인 관련 인재 확보에 뛰어들었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 확보에 나선 넷마블, 내부 개발에 집중하는 엔씨소프트 등도 속도와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선점효과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을 불태우고 있다.
좋은 플랫폼이 먼저냐, 좋은 게임이 먼저냐... 이용자 확보 전쟁
이와 달리 P2E와 NFT 도입은 마치 '남의 일'이라는 듯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는 회사도 있다. 바로 펄어비스와 스마일게이트다. 블록체인이나 NFT 관련 기본적인 전략 검토 외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펄어비스는 연내 출시 가능성이 높은 PC·콘솔 기반의 오픈월드 게임 '붉은사막', 한창 개발 중인 '도깨비(Dokev)' 등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해 이렇다 할 신작 없이 개발 중인 게임 트레일러만으로 대중의 관심을 증폭시킨 펄어비스 주가는 1년 동안 100% 이상 상승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흥행한 온라인 MMORPG '로스트아크'의 지속적인 성장과 더불어 중국에서 '국민게임'으로 불리는 크로스파이어의 후속작 '크로스파이어X'의 내달 출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펄어비스와 스마일게이트도 근시일 안에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2E와 NFT, 메타버스가 게임계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이유다. 다만 블록체인 게임도 다수의 이용자 확보가 중요한 '플랫폼 비즈니스'인 만큼 P2E 게임의 성패도 게임 본연의 '재미'에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생태계 구축이 먼저냐, 좋은 게임이 먼저냐 하는 전략의 차이"라며 "우선순위에서 차이가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게임계의 블록체인 전쟁을 콘텐츠 전쟁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8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인수한 것도 메타버스로 향하는 과도기에 초대형 IP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메타버스 진출을 공언한 카카오와 네이버 등 국내 포털이 웹툰 등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 게임은 좋은 작품성이 전제돼야 오래갈 수 있다"며 "P2E 게임 속 경제시스템 구축과 게임성의 균형을 잡으려는 게임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