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 들어 네 차례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중국·러시아와 대립하며 북한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데다, 이들 간 대립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 등이 어려운 틈을 노려 전술 핵무기의 실전 배치를 진행하고 ‘핵 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올 들어 지난 5일과 11일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이라 주장한 미사일을 발사했고, 14일과 17일에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열차와 평양 공항에서 발사해 동해상 무인도를 타격했다고 성능을 과시했다. 신문은 “북한이 변칙 궤도인 미사일을 동시에 여러 개 쏘면 주한미군이나 한국군의 요격망을 뚫을 수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 미군이 공격을 주저하게 만드는 억지력”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급기야 19일에 개최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선 2018년 시작된 ‘대미 신뢰조치’를 전면 재고하겠다고 밝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북한의 움직임에 국제사회의 반응은 둔하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북한보다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한 대처를 우선하고 있고, 국제사회의 대북 포위망도 구축되지 않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새로운 제재는 고사하고 비난 성명조차 반대하는 형편이다. 신문은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일본 정부의 영향력은 크게 떨어졌고, 한국의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 대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으며 비판도 어정쩡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북한이 미중 경쟁 속에 안보리가 추가 제재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한국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보고서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비핵화는 어렵다’고 인식시킴으로써 앞으로의 북미 교섭을 자국 우위로 진행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북한을 분석했다.
이 같은 행동이 계속되면 중국을 자극할 수도 있다. 이 신문은 칼럼에서 “중국에 북한이라는 존재는 미국에 대한 억지력의 하나”라면서 “하지만 이웃나라인 북한이 핵무장하고 미사일 사거리가 베이징에 닿는 것이 내심 편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이대로 미국을 향해 벼랑 끝 전술로 미사일 기술을 향상시키고 핵 개발을 추진하면 결국 중국 안보상 최대 위협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핵무장 전략은 미중을 동시에 적으로 돌릴 수 있어 동아시아에서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